[ 나지연기자] "한일 활동 이렇게 달라요"
걸그룹들의 일본 공략이 시작됐다. 소녀시대, 카라, 포미닛, 브라운아이드걸스가 쇼케이스와 앨범 발매 등을 통해 본격적인 일본 진출을 알렸다. 4팀의 걸그룹은 첫 타이틀 곡으로 모두 기존 발매곡을 택했다. 이를 일본어 버전으로 개사해 활동하며 한국적인 색을 최대한 살렸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시장은 분명 차이가 있다. 그런만큼 국내 활동과는 다른 차별점도 필요했다. 그래서 변화를 준 부분은 의상 스타일과 앨범홍보 형태, 활동 집중력이었다. 이렇듯 작지만 큰 변화를 통해 차별 포인트를 둔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현지 팬을 모으겠다는 생각.
같은 듯 다른 걸그룹들의 한일활동, 국내외 차별 포인트 세 가지를 꼽아봤다.
◆ 의상 스타일
걸그룹들이 일본 시장 진출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의상이다. 개성을 중시하는 일본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야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한국 활동시 입었던 의상과 형태는 거의 같다. 하지만 무늬나 포인트 요소를 달리해서 기존보다 더 시각적인 효과를 강화했다는 점이 포인트다.
카라는 '미스터' 국내 활동시 원색의 힙합바지에 흰색 배꼽티, 서스펜더를 매치해 활동성과 섹시미를 겸비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힙합바지와 서스펜더에 블링블링한 바탕을 넣거나 스트라이프 무늬를 넣어서 좀 더 화려하게 의상을 꾸몄다. 덕분에 조금 더 귀여운 느낌을 줬다.
소녀시대도 차별화를 뒀다. '소원을 말해봐' 국내 활동 시에는 제복스타일 재킷에 핫팬츠를 매치했다. 하지만 일본 쇼케이스 당시 모자에 퍼가 달린 독특한 형태의 배꼽티외 핫팬츠를 입어 세련된 느낌을 가미했다. 포미닛과 브아걸도 기존 의상에서 디테일을 바꿨다는 후문이다.
'브아걸' 소속사인 내가네트워크 강종완 실장은 "한국 활동시 입은 의상들을 똑같이 일본에서 사용하면 식상한 느낌을 줄 수 있다"면서 "또한 대부분 1년 이상 전에 제작한 옷들이라 유행에 뒤쳐질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디테일을 바꿔 활동할 예정이다"라고 변화 이유를 설명했다.
◆ 앨범홍보 형태
앨범 홍보 형태도 다르다. 4개 걸그룹들은 국내에서 새 앨범 발매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홍보를 한다. 그리고 가요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음악을 알리는 방향으로 활동을 집중해왔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미디어보다는 일본 팬들과 밀착을 통해 홍보를 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포미닛은 팬 밀착형 홍보의 대표적인 예다. 포미닛은 걸그룹 중 가장 빠른 지난 3월 일본에 진출했다. 첫 시작은 쇼케이스였다. 이벤트를 통해 추려진 2,500여명의 팬 앞에서 공연을 치뤘다. 이후 일본 3대 도시를 돌면서 '아이마이미마인', '뮤직' 등의 무대를 펼치며 홍보를 펼쳤다.
카라도 국내와는 다른 활동 형태를 보였다. 팬 사인회와 악수회를 통해 현지 팬들과의 만남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택했다. 시부야 거리에서 기습적으로 공연을 펼쳐 거리 일대를 마비시키기도 했다. 만능엔터테이너로의 면모보다는 가수 본연의 활동에 집중하는 형태를 띄고 있다.
카라 소속사 관계자는 "일본의 마케팅은 앨범 활동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있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활동하다보니 국내와는 다르다"면서 "방송은 15~20분 정도로 짧게 가는 반면 이벤트성 악수회 한다던지 무대 공연에 치중하면서 앞으로도 팬과 만나는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활동 집중력
활동 집중력도 다르다. 국내에서 앨범을 발매하면 한두달의 기간동안은 한국에만 머물며 단기간에 활동을 집중시킨다. 하지만 일본 활동은 다르다. 일본에서 숙식을 하며 활동을 하는 대신 한일을 오가며 앨범 발매시에만 잠깐씩 무대를 꾸미는 형태다. 장기전이라 볼 수 있다.
브아걸 역시 철저히 장기 프로젝트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브아걸'은 지난 7월 쇼케이스를 통해 첫 일본 진출을 알렸다. 이후 한국 활동을 하다 8월경 앨범을 발매하고 얼굴을 보였다. 이후 한동안 쉬다가 9월 중순 프로모션과 예능 출연을 병행하며 잠깐씩 활동을 이어간다.
소녀시대 역시 끊어가는 활동을 택했다. 지난 8월 25일 쇼케이스를 한 뒤 일본에 남아있지 않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개인 활동을 마쳤다. 하지만 9월에는 TV 방송에 출연하거나 현지 인터뷰를 하며 또 한번 얼굴을 알린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향후 활동도 이렇게 해나갈 계획.
이는 일봄의 앨범 발매 형태와 관련이 깊다. 일본은 싱글 앨범을 발매하다가 정규 앨범으로 모으는 활동 방식이 주다. 디지털 음원 시장이 큰 한국과는 다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일본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한일을 오가며 활동하는 것이 위험부담이 적은 것도 한 이유"라고 귀뜸했다.
<글=나지연기자, 사진=더팩트 DB, 내가네트워크, SM 엔터테인먼트, DSP, 큐브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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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기자들이 풀어 놓는 취재후기 = http://press.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