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②-'미스트롯'] 안 보면 왕따…남녀노소 하나 만든 '트로트'
입력: 2019.04.21 14:00 / 수정: 2019.05.10 15:25
TV조선 예능프로그램 미스트롯 효 콘서트가 오는 5월4일 서울에서 시작된다. /컬쳐팩토리
TV조선 예능프로그램 '미스트롯' 효 콘서트가 오는 5월4일 서울에서 시작된다. /컬쳐팩토리

힙합, 아이돌 서바이벌이 방송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요즘, 참신한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탄생했습니다. 바로 한국인이 사랑하는 정통가요 트로트를 주제로 한 '미스트롯'입니다. 트로트란 소재가 다소 '촌스럽지 않을까' 생각도 했지만, 이게 웬걸요. 시작부터 반응이 뜨겁더니 종영을 앞둔 요즘, 시청률 12%를 넘어서며 전 연령대의 사랑을 받으며 어마어마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 종합편성채널의 반란, TV조선의 '미스트롯'의 인기 비결을 하나하나 살펴봤습니다. <편집자 주>

밤잠도 설치게 만드는 '미스트롯'

[더팩트|박슬기 기자] "'미스트롯' 콘서트 티켓 예매 어떻게 하니?"

최근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갑자기 전화해 이렇게 물었다. 그동안 TV 프로그램이나 공연에 큰 관심을 보인 적 없던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질문이었다. 며칠 뒤 한 단체대화방의 친구들이 '미스트롯' 이야기를 꺼냈다. 너도나도 눈물을 흘렸다며 안 본 친구들에게 추천했다. 지난겨울 큰 인기를 끌었던 JTBC 드라마 'SKY 캐슬'만큼이나 뜨거운 반응이었다.

지난 2월 28일 첫 방송을 시작한 '미스트롯'은 TV조선의 효자프로그램인 '연애의 맛'의 배턴을 이어받았다. '연애의 맛'이 워낙 인기를 끌었던 터라 '미스트롯' 역시 그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관심을 받았다.

미스트롯은 트로트를 좋아하는 여성들이 출연해 경쟁을 펼치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TV조선 미스트롯 방송 캡처
'미스트롯'은 트로트를 좋아하는 여성들이 출연해 경쟁을 펼치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TV조선 '미스트롯' 방송 캡처

하지만 프로그램 시작 전, 회의적인 반응도 많았다. 그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은 무수히 많았고, 대중은 이 포맷에 지쳐있었기 때문이다. 또 트로트가 남녀노소 불문하고 대중에게 통하는 장르가 아니어서 대부분이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미스트롯'은 이 같은 우려의 시선을 금세 씻어냈다.

시청자 김 모 씨(29)는 '미스트롯'의 성공 요인을 '신선함'을 꼽았다. 김 씨는 <더팩트>에 "젊은 사람들이 힙합이나 대중가요가 아닌 트로트를 수준급으로 잘 부른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트로트는 어른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해 관심이 없었는데 '미스트롯'을 계기로 트로트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애청자 박 모 씨(53)는 "젊은 친구들이 트로트를 맛깔나게 부르는 모습에서 신선함이 느껴졌다"며 "잠이 오는 데도 참고 볼 정도로 재밌다. 재방송으로도 2~3번씩 볼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진정성 있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선 눈물도 흘린다"며 "호소력 짙은 가창력에 빠져든다. 친구들과도 '미스트롯' 이야기만 나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청자 김 모 씨(55)는 "'미스트롯'을 보고 꼭 콘서트에 가고 싶어서 딸에게 콘서트 예매를 부탁했다"며 "조용필 콘서트보다 기대된다"고 말하며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미스트롯 효 전국투어 콘서트는 지난 12일 예매를 시작했다. /컬쳐팩토리, 인터파크 홈페이지 캡처
'미스트롯' 효 전국투어 콘서트는 지난 12일 예매를 시작했다. /컬쳐팩토리, 인터파크 홈페이지 캡처

이처럼 '미스트롯'은 시청자의 열화와 같은 반응에 전국 투어 콘서트 소식을 전했다. 지난 12일 진행된 전국 투어 콘서트 티켓 예매는 오픈 1시간 만에 약 7000석의 예매를 기록했다. 특히 인터파크 콘서트 랭킹에서 서울 '효 콘서트'는 종합 1위, 2위는 인천, 3위 대구, 4위 부산, 5위 광주, 6위 천안, 7위 수원까지 총 7개 도시가 모두 순위권에 오르며 남다른 인기를 입증했다.

'미스트롯'의 전국 투어 콘서트의 공연 기획사 CFent 김동민 실장은 "최근에 사회적으로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나 긴장을 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자녀들이 부모에게 효도선물을 드릴 수 있게끔 효 콘서트로 기획하게 됐는데 반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미스트롯' 효 콘서트는 오는 5월 4일 서울을 시작으로 5월 25일 인천, 6월 8일 광주, 6월 22일 천안, 6월 29일 대구, 7월 13일 부산, 7월 20일 수원까지 총 7개 도시에서 진행된다.

김 실장은 "확실히 표를 예매하는 분들이 대부분 자녀들이었다"며 "그런 모습을 보면서 다른 공연과 분위기가 아주 다르다는 걸 느꼈다. 기획한 입장에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미스트롯 출연자들이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추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스트롯 제작진은 여성출연자들의 발끝부터 전신을 훑는 선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TV조선 미스트롯 캡처
'미스트롯' 출연자들이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추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스트롯' 제작진은 여성출연자들의 발끝부터 전신을 훑는 선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TV조선 '미스트롯' 캡처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부정적인 시선도 보내고 있다. '미스트롯' 시청자게시판에는 심사위원의 자격과 편파판정, 평가방식에 대한 불만글이 폭주하고 있다. 또한 출연자들의 선정적인 무대 의상을 지적하는 의견도 많다. 트로트를 '성인 가요'라는 인식을 갖게 되는 건 이같은 의상과 '미스코리아' 콘셉트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보수적인 채널에서 최적화된 프로그램이 나왔기 때문에 잘 됐다고 볼 수 있다"고 인기요인을 분석했다.

하지만 정 평론가는 시청률만으로 프로그램의 성패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미스코리아 콘셉트의 '미스트롯'이 트로트 가수를 보여주는 방식에는 부정적"이라며 "성인 감성의 콘셉트는 이 프로그램의 한계라고 볼 수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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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획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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