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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가 발목잡은' 삼성물산 서초우성1차 재건축…솔로몬 지혜는?
입력: 2017.05.18 05:00 / 수정: 2017.05.18 05:00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사로 재건축하는 서울 서초구 서초우성1차 아파트 철거 작업이 서초2파출소의 이주 문제와 맞물려 지지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초동=권오철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사로 재건축하는 서울 서초구 서초우성1차 아파트 철거 작업이 서초2파출소의 이주 문제와 맞물려 지지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초동=권오철 기자

[더팩트 | 권오철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사로 재건축하는 서울 서초구 서초우성1차 아파트 철거의 발목을 잡고 있는 '최후의 세입자'는 해당 아파트 모서리 부분에 자리한 '서초2파출소'인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더팩트>는 지난달 서초우성1차 아파트의 786세대 중 이주를 미루고 있는 '최후의 한 가구'에 막혀 철거 등의 재건축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사실을 보도("최후의 한 가구 때문에" 삼성물산 서초우성1차 재건축 지연 '골머리')한 바 있다.

당시 삼성물산 건설부문 측은 "남은 세입자가 곧 나간다"면서 "5월 초에는 본격적으로 철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마지막 한 가구는 지난달 말 집을 비웠다.

하지만 5월 중순을 넘긴 16일 <더팩트>가 해당 아파트 재건축 현장을 찾았으나 철거 작업은 여전히 답보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 주변에 철거를 위한 펜스 등은 일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아파트의 외형은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아파트 입구에서는 이주관리센터 관계자로 보이는 한 남성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이 관계자에게 '철거가 진행되고 있느냐'고 물었으나 "모른다"는 답이 되돌아 왔다.

<더팩트> 취재 결과 서초우성1차 아파트의 가장자리에 자리해 지역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서초2파출소가 아파트 재건축 부지에 포함돼 이주 및 철거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주를 못해 재건축 조합 측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초2파출소는 '구립 서초 어린이 도서관'이 들어서 있는 구청 소유 건물에 세입자로 있다.

서초우성1차 아파트(파란색 사각형) 재건축의 최후의 세입자 서초2파출소(붉은색 원)는 해당 아파트 모서리에 자리하고 있다. 재건축 일정은 파출소 철거 후에 진행하느냐, 파출소를 제외하고 부분 철거를 하느냐에 달렸다. /네이버 인공위성 사진 캡처
서초우성1차 아파트(파란색 사각형) 재건축의 '최후의 세입자' 서초2파출소(붉은색 원)는 해당 아파트 모서리에 자리하고 있다. 재건축 일정은 파출소 철거 후에 진행하느냐, 파출소를 제외하고 부분 철거를 하느냐에 달렸다. /네이버 인공위성 사진 캡처

서초2파출소는 아파트 모든 세대가 떠난 상황에서 왜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일까? 해당 파출소 이주를 담당하고 있는 서초경찰서 측은 기획재정부로부터 토지매입비 등을 받아 파출소 이전 신축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재건축 통보를 받은 시일이 너무 짧았다는 입장이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재건축 통보를 받은 것은 2015년 7월이다"면서 "매년 1~2월에 다음 해 사업 예산을 신청하는데 2016년 예산을 배정받기에는 늦은 시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2016년에서야 예산을 신청해 올해 초 배정받았다"면서 "저희로서는 시일을 최대한 빨리 당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서초경찰서 측은 재건축조합 측과 몇 차례 만나 서초2파출소 이사와 관련해 협의를 했으나 '파출소가 나가야 철거를 할 수 있다'는 조합 측 입장과 '파출소 이전에는 시간이 좀더 필요하니 파출소를 제외한 부분부터 착공에 들어가 달라'는 경찰 측 입장으로 대립각을 세웠다고 한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재건축조합 측에서는 한 세대라도 안 빠지면 착공에 못 들어가는 게 원칙이라며 우리가 못 빠져나가서 공사를 못하고 있는 것처럼 말해 곤란한 상황"이라며 "형식적으로는 조합 측 말이 맞지만 실질적으로는 서초2파출소는 아파트 단지 끝 부분에 있어서 이 부분을 제외하고 착공을 들어가도 하등의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더팩트>가 16일 서초우성1차 아파트 재건축 현장을 찾았으나 철거에 필요한 펜스 등 기본적인 준비 작업을 비롯해 외형 상의 철거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팩트>가 16일 서초우성1차 아파트 재건축 현장을 찾았으나 철거에 필요한 펜스 등 기본적인 준비 작업을 비롯해 외형 상의 철거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 "강남에서 마땅한 이전 부지를 찾기가 어려웠으나 후보지가 몇 개 나오긴 했다"면서 "어떤 곳으로 확정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 안에 이전을 끝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출소 이전 부지가 확정되면 3~4개월의 공사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서초2파출소는 신축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움직일 수 없다.

재건축조합 측도 서초2파출소를 제외한 철거 작업에 들어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결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파출소를 남겨두고 부분 철거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시공사와 협의 중에 있다"면서 "착공 시점은 20일 전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출소도 최대한 빨리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파출소가 이전을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파출소가 아파트 단지 안의 중앙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모서리 부분에 있기 때문에 철거에 지장을 주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 철거에 대한 인허가청인 서초구청 측은 파출소가 있는 상황에서 철거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부분 철거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법적 기준에 부합해야 하는 만큼 협의 및 법적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면서 "아직까지 철거 신청 및 질의를 받지 않은 상황이라 정확한 가능 여부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서초우성1차 아파트에서 살다가 지난 3월 이주 기간에 맞춰 서둘러 인근으로 이주한 한 주민은 "파출소 이전 문제로 철거 시점이 늦어질 것을 감안해 입주민들의 이주 시기도 조율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아파트 입주민들의 이주 기한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올 3월 31일까지였다.

다른 한 주민은 지지부진한 재건축 진행 상황에 대해 "재건축 완료 후 입주 시기를 맞출 수 있어야 할 텐데"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따르면 서초 우성1차 재건축 입주 시점은 2020년 6월쯤이다.

kondo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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