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북한과 연계된 해킹 조직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탈취한 비트코인이 테슬라의 보유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상자산 피해액은 약 63억 달러에 달하는 가운데 바이낸스는 이 중 30억달러를 동결하고 피해 보전을 위해 자체 자금을 확보했다.
1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바이낸스에서 탈취된 비트코인은 총 1만8270개로 집계됐다. 비트코인당 7만8500달러를 적용하면 약 14억 달러(약 1조8700억원) 규모다.
이는 테슬라의 비트코인 보유량인 1만1509개의 약 1.6배에 해당한다. 엘살바도르의 국가 비트코인 보유량 7820개와 비교하면 약 2.3배 수준이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보유량 1만8712개와도 442개 차이에 불과하다.
탈취된 비트코인은 여러 지갑으로 분산됐다. 지난달 29일 미 동부시간 오후 4시20분께 바이낸스 핫월렛에서 외부 주소로 11차례 전송됐으며, 이후 19개 지갑 주소로 나뉘어 이동했다. 이 가운데 17개 지갑에는 각각 비트코인 1000개가 입금됐다.
이번 공격의 배후로는 북한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가 지목됐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는 거래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해당 조직이 공격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트레이더트레이터를 이번 해킹의 주체로 지목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2월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발생한 약 15억달러 규모의 해킹 사건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는 이번 해킹으로 발생한 전체 가상자산 피해액을 약 63억달러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약 30억달러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등 업계 협력을 통해 동결한 상태다.
피해 보전을 위한 자금도 마련했다. 바이낸스는 고객 자산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63억4000만 달러 이상의 회사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약 50억 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이 포함됐다. 나머지 자산은 시장 거래 등을 통해 확보하는 방식이다.
초기 조사에서는 개발·운영(DevOps)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해킹돼 공격자가 서비스 시스템에 접근하고 무단 출금 거래를 실행했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조사 과정에서 추가 침입 경로도 발견됐지만, 가상자산 지갑의 개인키가 유출됐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바이낸스는 사고 직후 보안 점검을 위해 고객 출금을 일시 중단했다. 이후 지난 1일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의 출금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재개했다.
바이낸스는 자체 자금을 활용해 피해를 보전하는 한편 수사당국 및 블록체인 분석업체들과 협력해 탈취 자산 추적과 회수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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