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노벨평화상 불발에 맹비난…”남북한 전쟁 내가 막고 있다"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6.10.10 14:40 / 수정: 2026.10.10 14:40
시러큐스 유세서 "노르웨이에 지울 수 없는 오점"
수상자 나비 필라이에게 "그런 사람 들어본 적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 불발에 대해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를 비난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 불발에 대해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를 비난했다. /AP·뉴시스

[더팩트|우지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 불발을 두고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를 거세게 비난하며 자신이 남북한 사이의 전쟁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주 시러큐스에서 열린 중간선거 공화당 후보 지원 유세에서 수상자 선정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노벨위원회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인권 법률가 나비 필라이를 올해 수상자로 발표한 지 몇 시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끝냈다고 주장하는 분쟁들을 열거하면서 한반도를 직접 거론했다. 그는 "나는 남북한, 북한과 일본, 중국과 대만 사이의 전쟁을 계속 막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역할 덕분에 이들 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8개의 전쟁을 끝냈다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가운데 하나만 끝냈어도 노벨상을 받았을 것"이라며 "전쟁 하나마다 하나씩 노벨상 8개를 받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노벨위원회와 노르웨이를 향해서는 날 선 표현을 쏟아냈다. 그는 "여러분의 대통령인 내가 대표하는 미국이 노벨평화상을 받았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노르웨이와 이렇게 수치스럽고 민망한 선택을 한 사람들에게 지워지지 않는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반민주적이고 사실상 문명의 적이나 다름없는 소수 급진 이념주의자들 때문에 노벨평화상은 영원히 신뢰를 잃었다"며 "노르웨이여,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정이 노르웨이를 비롯한 여러 나라가 미국을 등쳐먹고 있다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도 했다.

수상자 나비 필라이에 대해서는 "그런 사람은 들어본 적도 없다. 아무도 모른다"고 깎아내렸다. 그는 "이 모든 엄청난 성과에도 오늘 노벨상은 아무도 모르는 유엔 소속 진보 인사에게 돌아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나비 필라이(85)는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2003~2008년)과 유엔 인권최고대표(2008~2014년)를 지냈다. 지난해에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저질렀다고 판단한 유엔 조사위원회를 이끌었다. 노벨위원회는 평화와 국제법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수상 이유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끝낼 전쟁으로 이란 문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꼽으며 빠른 속도로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이란을 향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아주 빨리 끝날 것"이라며 "그들이 우리에게 모든 것을 넘기든지 아니면 더는 존재하지 않든지 둘 중 하나"라고 경고했다. 자신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아 역사상 누구보다 많은 생명을 구했다고도 주장했다.

같은 날 트럼프 행정부는 ICC에 대한 새 제재를 발표했다. 필라이의 수상 발표 몇 시간 뒤다. 행정부는 노벨평화상 발표 전부터 준비해 온 조치라는 입장이다. 다만 ICC 재판관 출신 인사의 수상 직후 발표가 나온 만큼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표 이틀 전인 지난 7일에도 8개의 전쟁을 끝냈다며 자신에게 상을 주지 않으면 노벨위원회에 큰 불명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노르웨이 의회가 임명한 5명으로 꾸려진 노벨위원회가 정하며 노르웨이 정부는 선정에 관여하지 않는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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