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스페인 전투기가 루마니아 영공에 들어온 드론을 격추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루마니아 인근에서 드론 침범이 이어지는 가운데 격추한 네 번째 사례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 5시1분쯤 스페인 공군 F-18 전투기가 자국 영공에 들어온 드론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해당 전투기는 나토의 항공 감시 임무를 수행하던 중이었다.
드론은 루마니아 남동부 갈라치에서 북쪽으로 약 24㎞ 떨어진 곳에서 레이더에 포착됐다. 인접국 몰도바 방향에서 루마니아 영공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루마니아 국방부는 전투기가 레이더로 목표물을 확인한 뒤 교전 승인을 받아 드론을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격추한 드론의 잔해는 갈라치 지역의 인적이 드문 곳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루마니아 정부는 드론의 정확한 출처나 기종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루마니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드론 침범이 반복되는 지역 가운데 하나다. 우크라이나와 600㎞가 넘는 국경을 맞대고 있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와 흑해 연안 지역을 공격할 때마다 영공 침범 위험에 노출돼 왔다.
올해 들어서만 루마니아 영공에서 드론 격추 사례가 네 차례 나왔다. 지난달에는 루마니아 공군 F-16 전투기가 영공에 들어온 드론 3대를 직접 요격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루마니아 전투기가 자국 영공을 침범한 드론을 실탄으로 격추한 첫 사례였다.
드론이 루마니아 영토에 떨어져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도 있다. 지난 5월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드론이 갈라치 지역 아파트에 떨어졌다. 당시 주민 2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진다.
흑해에서도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루마니아군은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상에 떠 있던 러시아제 게르베라 드론 2대를 폭발물로 제거했다. 게르베라는 러시아가 정찰이나 공격 과정에서 사용하는 저가형 드론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우크라이나군이 운용한 해상 드론이 루마니아 해안으로 떠밀려와 폭발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 6월에는 우크라이나 해상 드론이 러시아군의 전자전 공격으로 통제력을 잃은 뒤 루마니아 콘스탄차 인근에서 폭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나토 동부 회원국의 영공 방어 부담도 커지고 있다. 루마니아는 나토 회원국으로서 동맹국 전투기와 함께 자국 영공 감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번에도 스페인 전투기가 요격에 나서면서 동맹 차원의 대응이 이뤄졌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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