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의 휴전 발효 불과 몇 시간 만에 레바논 남부 공습을 재개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평화 구상이 시험대에 올랐다. 레바논 전투 중단은 미국과 이란이 핵 문제와 제재 완화 등을 논의하는 60일간의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조건이지만, 이스라엘은 자신이 해당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20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이 발효된 지 수 시간 만에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 일대를 공습했다.
레바논 국영 뉴스통신 NNA는 이스라엘 전투기와 무인기가 주거용 건물을 공격하고, 포병이 나바티예와 인근 지역을 포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공습과 무인기 공격으로 레바논 남부에서 최소 5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격은 미국과 이란이 추진하는 후속 협상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이번 주 체결된 14개 항의 임시 합의를 지속 가능한 역내 평화협정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임시 합의에는 미국과 이란 및 양측 동맹국들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료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이러한 합의 이행과 후속 협상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미·이란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자신은 합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은 레바논 전투 종식을 비롯한 미국의 합의상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미국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추가 군사행동이 이어지면 미·이란 협상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중동 평화 구상의 불확실성이 커지게 됐다. 레바논 전투 중단이 미·이란 후속 협상의 핵심 전제인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군사행동을 이어갈 경우 미국의 중재력과 합의 이행 가능성도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이번 합의는 호르무즈해협 재개방과 국제 원유 공급 안정에도 직결돼 있다. 레바논에서 충돌이 다시 확대될 경우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고 국제유가와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도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