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단기 군사행동을 검토하는 가운데 파키스탄과 중동 국가들이 확전 저지를 위한 중재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파키스탄을 비롯한 역내 중재국들은 미국과 이란 간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해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 제한을 협상 핵심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란은 전쟁 종식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경제 지원 등을 중심으로 협상 범위를 제한하려는 입장이다.
중재자들과 미국, 이란이 당장 추진하는 목표는 최종 종전 합의가 아니다. 휴전 상태를 연장하고 추가 협상 틀을 만드는 수준의 의향서 또는 양해각서 체결이 우선 과제로 거론된다.
다만 어떤 사안을 즉각 합의하고 어떤 사안을 후속 협상으로 넘길지를 두고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관계자들에 따르면 제한적 합의조차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은 며칠 안에 제한적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란은 공습이 현실화될 경우 강력한 보복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 고위 당국자 회의를 열고 이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는 테헤란 협상 진행 상황을 보고받았지만 즉각적인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으며 참모진에게 외교적 절차에 시간을 더 부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상이 미국에 유리한 결과를 내놓지 못할 경우 공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중재 움직임도 분주하다.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은 협상 직전을 위해 이란을 방문했으며 카타르 협상단 역시 현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번 주 초 이란 측에 추가 확전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협상과 관련해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며 "과장하고 싶지는 않지만 약간의 움직임이 있었고 이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며 우라늄 농축 능력과 핵물질 비축 문제 해결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미국은 이란이 장기적인 우라늄 농축 중단과 무기급에 가까운 핵물질 인도를 약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은 핵 양보를 강요받지 않는 조건 아래 재공격 가능성 제거와 역내 해상 봉쇄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공격받을 경우 분쟁을 역외로 확대하겠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에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자국 핵발전소 발전기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히며 긴장이 고조됐다. 해당 공격은 친이란 성향 이라크 민병대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은 미국이 이란 핵 프로그램을 충분히 무력화하지 못한 채 합의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9일 통화 과정에서 이란 대응을 앞두고 이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종전 합의에 강하게 반대했지만 트럼프는 외교적 해법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