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임영무 기자]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이 성과 없이 종료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완전히 고립시키기 위한 '해상 봉쇄'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이란에 의해 사실상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이 역으로 틀어막아 이란의 숨통을 조이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협상이 결렬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의미심장한 기사 링크를 게시했다. 보수 성향 매체 저스트더뉴스(Just the News)의 "이란이 굴복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이 사용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는 해상 봉쇄다"라는 제목의 기사다.
해당 기사에는 원유 수출을 차단해 경제를 파멸 수준으로 몰고 이란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중국과 인도에 외교적 압박력을 높이며 호르무즈 해협 외곽에 미 해군을 배치해 이란을 드나드는 모든 선박 통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의 입장을 덧붙이진 않았으나, 평소 본인의 의중을 SNS 공유를 통해 드러내 왔다는 점에서 이를 차기 전략으로 검토 중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기사에서는 지난 1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 당시 적용됐던 봉쇄 전략이 언급됐다. 당시 미국은 해군력을 동원해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을 차단하고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어 군사 작전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렉싱턴 연구소의 레베카 그랜트는 저스트더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선박을 통제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며 "하르그섬을 지나거나 좁은 해협을 통과하고 싶다면 미 해군에 문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란을 상대로 한 역봉쇄 카드는 베네수엘라 사례보다 훨씬 위험하고 복잡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와 달리 이란은 강력한 대함 미사일 진지와 소형 고속정, 기뢰 등 비대칭 전력을 갖추고 있어 미 해군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 폭등은 불가피하다. 이는 이란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 경제에도 직격탄이 된다. 이와함께 오픈된 카리브해와 달리 호르무즈는 이란 해안선에 바짝 붙어 있어, 봉쇄 작전 자체가 이란 영해 인근에서 초근접전 양상으로 전개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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