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26일(현지시간) 홍콩에서 30년 만에 최악의 인명피해를 낳은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 1명을 포함해 최소 44명이 숨지고 279명이 실종됐다.
로이터 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52분께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고층아파트 단지인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불이 났다.
홍콩 당국은 이날 6시 22분께 5급으로 경보 단계를 격상했다. 5급 경보는 최고 단계로, 지난 2008년 4명이 사망하고 55명이 다친 몽콕 나이트클럽 화재 이후 처음이다.
홍콩 행정수반 존 리 행정장관은 27일 새벽 이번 화재를 "재앙"이라고 칭하며 "현장의 화재는 단계적으로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리 장관은 앤디 융 얀킨 홍콩 소방서장이 소방 당국에 화재를 진압하고 진화할 수 있는 충분한 인력과 자원이 있다고 확신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방 당국에 모든 자원을 동원해 화재를 진압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소재를 파악할 수 없는 인원이 많고, 화재가 발생한 곳이 고층 건물이라 탈출하지 못한 주민들이 있어 인명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숨진 소방관과 희생자 가족에 위로를 표했으며 피해 최소화를 촉구했다고 관영 중국중앙TV(CCTV)가 전했다.
140대 이상의 소방차와 800명 이상의 소방관 및 의료진이 이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급파됐고, 드론도 투입됐다.
해당 아파트 단지에는 2000가구, 약 4800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는 8개 중 7개 동으로 번졌고 이 중 4개 동은 진화됐다. 현재 인근 학교 건물 등 8곳이 임시 대피소로 개방돼 약 900명이 수용된 상태다.
화재 당시 건물은 1년 넘게 대규모 보수 공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건설용 임시 가설물)와 공사용 안전망으로 불이 번졌고, 다시 건물 창에 붙어있던 스티로폼에 옮겨져 화재가 커졌다고 얀킨 소방서장은 밝혔다.
홍콩 경찰은 27일 새벽 2시께 건설사의 이사 2명과 엔지니어링 컨설턴트 1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로 다음 달 7일 예정된 홍콩 입법회(의회) 선거 관련 활동이 전면 중단됐다. 리 장관은 선거 연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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