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가자지구 전쟁과 베냐민 네타냐후 내각에 대한 불만으로 지난해 이민을 택한 이스라엘인이 수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 중앙통계국을 인용해 지난해 이스라엘 국민 약 952만 명 중 8만 명 이상이 해외로 이주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전체 인구의 약 0.8% 이상이 이민을 택하는 것이다.
WP는 이스라엘 인구통계학자들을 인용해 이들 이주자 대부분이 고학력, 고소득자이고, 종교적이지 않으며 진보적 성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이주가 이스라엘의 경제·사회·정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타이 아테르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경제학과 교수는 WP에 "이스라엘의 첨단 기술 분야 종사자들은 전체 노동 인구의 11%에 불과하지만, 국가 세금의 3분의 1을 내는데, 이들이 이민자들 사이에서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추후 이민을 고려하는 이스라엘인이 약 27%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24일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전날 이스라엘 민주주의연구소가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4월 유대인 응답자 720명과 아랍인 응답자 18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결과에 따르면, 아랍계 이스라엘인(30%)이 유대계 이스라엘인(26%)보다 국외 이주를 고려하는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을 '세속적 유대인'이라고 답한 사람 중 60%가 이스라엘에서 이민을 고려하겠다고 답했고, 외국 여권을 소지한 사람들의 경우 수치는 80%에 달했다.
아랍인과 유대인 모두 교육 수준과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이주를 고려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마찬가지로 첨단기술, 의료, 금융 등 전문적이고 해외에서 수요가 많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이주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았다.
유대인의 42%와 아랍인의 33%는 현재 이스라엘의 상황이 "나쁘다"고 답했고, "좋다"는 답변은 각각 8%와 15%에 그쳤다.
이스라엘에선 이민을 고려하는 국민이 많아지는 만큼 유대교 근본주의 집단인 하레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레디의 평균 출산율은 6~7명에 달한다.
이들은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14%인 130만명을 차지하지만 2022년 기준으로 남성 52%, 여성 78%만이 세속적 직업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들이 징병제인 이스라엘에서 병역을 거부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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