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7일 과거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관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제1야당 입헌민주당 나가쓰마 아키라 의원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 사죄를 표명한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가'라는 취지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무라야마 담화는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가 전후 50년을 맞아 1995년 8월 15일 내각 회의 결정을 거쳐 발표한 성명이다.
담화에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여러 나라에 큰 손해와 고통을 줬다"는 표현과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사과가 담겼다.
앞서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자 했던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는 지난달 개인 명의로 발표한 '전후 80년 소감'에서 역대 내각의 인식을 계승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는 강경 보수 성향으로,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다카이치 전 총리는 초선 의원이었던 1994년 10월 무라야마 총리에게 "과거의 전쟁을 현재의 총리가 마음대로 사과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항의한 바 있다.
또 2005년에는 한 잡지에 글을 올려 "이렇게 분별없는 견해를 그대로 방치하면 자손을 계속 '범죄 국가의 국민'으로 옥죄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일본이 식민 지배와 침략을 했다고 생각하느냐는 나가쓰마 의원의 질문에 "현재 상황과는 다르다"면서도 일본의 행위가 침략이자 식민지 지배라며 여러 차례 사죄의 뜻을 밝힌 역대 내각의 사고방식을 답습한다고 설명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30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첫 정상회담을 가진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당시 두 정상은 한일 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에 대해 "일미한 협력과 일한 관계의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리더라는 인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이) 저를 매우 잘 조사했다"며 오토바이, 드럼, 스쿠버다이빙 등 자신의 취미에 대해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서로가 세습 정치인이 아니고 제로 상태에서 열심히 여기까지 왔다는 언급도 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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