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왕 필요없다" 대규모 시위…트럼프·하원의장은 조롱
  • 송호영 기자
  • 입력: 2025.10.20 13:23 / 수정: 2025.10.20 13:23
18일 미 전역 700만 명 운집 시위
트럼프, AI 영상 게시해 시위대 조롱
하원의장 "트럼프가 왕이면 셧다운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필요 없다) 시위가 열리자 인공지능(AI) 생성 영상을 올리며 조롱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필요 없다) 시위가 열리자 인공지능(AI) 생성 영상을 올리며 조롱했다. /AP.뉴시스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을 비판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필요 없다) 시위가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지능(AI) 생성 영상을 올리고, 공화당 출신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왕이었다면 셧다운도 없었다"며 비꼬는 태도로 대응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전날 녹화돼 당일 공개된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나를 왕으로 지칭하지만, 나는 왕이 아니다"라며 "이번 셧다운 사태는 민주당이 실수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그것(셧다운·정부 업무 일시 중단)이 내가 공화당이 원하지 않았던 프로그램, 즉 무상 지급, 복지 프로그램 등을 삭감할 권리를 준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며 예산 편성 권리가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연방정부 셧다운은 만으로 3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건강보험 프로그램인 '오바마 케어'의 보조금 지급 연장을 주장하며 공화당의 임시예산안을 거부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등 치안 문제를 겪고 있는 워싱턴주 샌프란시스코에도 주 방위군 병력을 배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우리를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샌프란시스코는 정말 세계적인 대도시 중 하나였지만, 15년 전에 잘못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발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그는 시위가 발생한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AI 생성 영상을 공유해 시위대를 조롱했다. 해당 영상은 왕관을 쓴 트럼프 대통령이 '킹 트럼프(King Trump)'라고 써진 전투기를 몰며 뉴욕 시위대 위로 오물을 쏟아붓는 내용이 담겼다.

루이지애나주를 지역구로 둔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19일 ABC 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왕이었다면 셧다운은 없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사진은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서쪽 모습. /AP.뉴시스
루이지애나주를 지역구로 둔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19일 ABC 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왕이었다면 셧다운은 없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사진은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서쪽 모습. /AP.뉴시스

공화당 소속 하원의장도 시위를 조롱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루이지애나)은 19일 ABC 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왕이었다면 셧다운은 없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존슨 의장은 "척 슈머(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금 정치적 방패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를 폐쇄한 것이고 이번 시위는 그 일환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 운동(시위)의 아이러니는 누구에게나 명확하다"며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왕이라면, 지금 정부는 열려 있을 것이고, 그들(시위대)은 내셔널몰에서 표현의 자유를 행사할 수조차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곳은 열려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폐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18일 미국 워싱턴 D.C.,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등 약 2600곳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을 규탄하는 노 킹스 시위가 열렸다. 이날 시위는 지난 6월 약 2000곳에서 열린 1차 시위 당시보다 큰 규모로, 시위 주최 측과 AP 통신 등 언론은 최대 700만 명이 참여했다고 추산했다.

시위대는 미국 내 치안 유지 목적의 군대 동원, 법원 판결 무시, 이민자 대거 추방, 대외 원조 삭감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들이 권위주의적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대규모 시위 군중 속에 수많은 캐릭터가 모습을 드러냈다"며 "판다, 핫도그, 산타클로스, 티라노사우루스 등 온갖 모양과 색깔의 풍선 의상들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WP는 "공화당이 이 시위를 '미국 혐오' 시위로 묘사하고, 시카고와 포틀랜드 같은 민주당 성향의 도시들이 범죄로 가득 차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을 반박하는 차원에서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hys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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