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한국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 합의 일환으로 대미 투자금 3500억 달러 (약 500조원)을 선불 지급하기로 했다고 또다시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를 언급하며 "일본과 한국 모두 서명했고 한국은 3500억 달러(약 497조7000억 원)를 선불, 일본은 6500억 달러(약 922조2200억 원)에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5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에 대한 한국 투자 금액이 3500억 달러임을 재확인할 때도 "그것은 선불"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은 지난 7월 30일 미국과 무역 합의를 맺었다. 다만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외환위기 등을 거론하며 최종 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일본에 대한 사실도 다르다. 애초 일본이 약속한 대미 투자 금액은 5500억 달러(약 780조5000억 원)였는데, 이와 다른 수치를 말한 것이다.
이날 발언은 상호 관세의 불법 여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관세가 경제와 안보에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는 우리의 국가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며 "관세가 없다면, 안보도 없다. 그만큼 나라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들은 미국에 관세를 아주 강하게 적용하고 있다"며 "예컨대 유럽연합(EU)은 우리의 자동차도, 농산물도,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들은 관세를 이용해 우리 제품을 막아왔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나는 그래서 관세를 사용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이날 스콧 베선트 재미장관은 한미 협상과 관련해 "이견이 해소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현재 대화하고 있고 10일 내로 무언가를 예상한다"고 말해 긍정적인 상황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 정부는 막판까지 합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미국에 도착한 것에 이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도 차례로 워싱턴 D.C.를 방문해 협상을 진행한다.
앞서 구 부총리는 "빠른 속도로 서로 조율하는 단계"라며 "국익에 맞는 입장에서 (합의가) 빠르게 되는 게 최고로 좋을 것"이라고 속도를 강조했다.
hyso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