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의 표명 후 집권 자민당 소속 정치인들의 총재 경쟁이 본격화했다. 선거는 내달 4일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교도통신 등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 등이 거론된다.
언론들은 대체로 차기 총재로 우익 성향이 강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여론도 다카이치와 고이즈미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JNN(재팬 뉴스 네트워크)은 지난 6~7일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각각 19.3%를 얻어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지난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1위를 기록했으나, 결선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패한 바 있다. 당시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3위였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올해를 포함해 매년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서 우익으로 평가된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최근 폭등한 쌀값 안정화에 나서면서 '쌀 담당상'이라 칭하며 비축미 조기 방출을 결정해 주목받았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도 일본의 패전일인 지난달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만약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과 고이즈미 농림수산상 중 총리가 나올 경우 이시바 총리 내각에서 복원됐던 한일 관계가 다시 경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모테기 전 간사장은 이날 가장 먼저 총재 선거 입후보 의사를 밝혔다. 또한, 이시바 내각에서 정부 대변인으로 활동한 하야시 관방장관과 고바야시 전 경제안보상도 같은 날 출마 의사를 표명했다.
총재 경쟁이 사실상 시작되면서 선거일도 곧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TBS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은 8일 낮 모리야마 히로시 간사장 등 집행부를 중심으로 임시 간부회의를 열고 총재 선거 방식을 협의했다.
총재 선거는 다음 달 4일 당원 투표까지 포함하는 '풀 스펙' 방식으로 진행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는 것으로 보인다. TBS는 이날 자민당 간부를 인용해 "22일 선거 공고, 다음 달 4일 투개표 일정으로 최종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집행부는 9일 최종 일정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풀 스펙' 방식은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의 표와 전국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표를 합산하는 구조다. 현재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은 295명이므로, 당원·당우 표도 295표로 환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