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우지수 기자]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에서 무력 충돌이 사흘째 이어지며 사망자가 32명으로 늘었다. 양국은 유엔 무대에서 휴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26일 가디언,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태국에서는 19명, 캄보디아에서는 민간인 8명과 군인 5명이 숨졌다. 양국은 병원과 주유소 공격, 집속탄 사용 등을 두고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 태국 보건부는 대피 인원이 13만8000명에 달한다고 밝혔고 캄보디아 당국은 2만3000명이 피난했다고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전날(25일) 뉴욕에서 긴급 비공개 회의를 열고 사태를 논의했다. 찌어 깨오 유엔주재 캄보디아 대사는 "조건 없는 즉각 휴전"을 요청했으며, 아세안(ASEAN) 의장국인 말레이시아는 중재 의사를 밝혔다.
니꼰뎃 발란꾸라 태국 외교부 대변인은 AFP에 "캄보디아가 외교 채널을 통해 양자 간, 또는 말레이시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아무런 응답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충돌은 100년 넘게 이어진 양국 간 국경 분쟁의 연장선이다. 800㎞에 이르는 경계선 중 일부 지역의 귀속 문제로 2008~2011년에도 유혈 충돌이 있었으며, 당시 최소 28명이 숨졌다. 최근에는 지뢰 폭발로 태국 군인이 다리를 잃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태국은 지뢰가 새로 설치됐다고 주장했고, 캄보디아는 이를 부인했다.
외교 갈등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태국은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하고 자국 대사를 소환했으며, 캄보디아는 태국 주재 대사관 직원 전원을 철수시켰다.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총리 권한대행은 "현재는 국지적 충돌이지만, 확대될 경우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태국과 캄보디아의 무력 충돌이 장기화되자 지난 25일 정오를 기해 양국 일부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와 여행경보 2단계(여행 자제)를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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