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이상빈 기자] 최근 태국과 베트남에서 발생한 폭력 사건에 한국인이 잇달아 연루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오후 9분 13경. 베트남 하노이의 한 포토부스에서 한국인 여성 두 명이 현지 여성 두 명과 난투극을 벌이는 사건이 일어났다.
동물 모자를 쓴 베트남 여성 두 명이 포토부스에 먼저 들어간 뒤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자, 밖에서 다음 순서를 기다리던 한국인 여성 두 명 중 한 명이 항의에 나섰다.
베트남 여성 C 씨가 고개를 돌려 슬쩍 쳐다본 뒤에도 촬영을 이어 나가자, 한국인 여성 A 씨가 왼손으로 C 씨의 어깨를 쳤다. 동행한 한국인 여성 B 씨가 말렸지만, A 씨는 C 씨의 모자를 손으로 치며 더욱 거세게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자 C 씨가 두 손으로 A 씨를 밀치면서 두 사람이 서로의 머리카락을 붙잡고 몸싸움을 시작했다. 한국인 B 씨와 옆에 있던 베트남 여성 D 씨도 어떻게든 두 사람을 말리려고 했으나 몸싸움은 계속됐다.
포토부스 직원이 달려와 말리고 두 사람이 어느 정도 진정하면서 난투극이 소강상태에 접어드는가 싶었지만 C 씨가 나가는 과정에서 다시 신경전이 벌어졌다. A 씨가 C 씨를 향해 손찌검을 하자 부스 밖에서 두 사람의 난투극이 다시 벌어졌다.
이번에도 서로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부여잡으며 격렬하게 충돌했고, 좀 전까지 싸움을 말리던 한국인 B 씨도 가세해 집단 난투극으로 번졌다.
직원들과 현지인들의 만류에 이어 베트남 여성들이 먼저 매장을 떠나면서 네 사람이 뒤엉킨 난투극은 일단락됐다. 당시 상황은 포토부스에 설치된 CCTV에 모두 담겼다.
사건이 벌어진 뒤 난투극에 연루된 한국인 여성들의 신상이 온라인에 퍼지자 당사자 중 한 명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재직 중인 회사의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제가 술에 취해 있었고 베트남인 두 명이 오랜 시간 부스에 있었기에 술기운에 하면 안 되는 폭행을 하고야 말았다"며 "지금은 공안 동행하에 저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와 합의했다. 치료비 포함 6000만 동(약 318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단락된 일이니 더 이상의 신상 유출이 없었으면 한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하노이에서 난투극이 벌어지기 몇 시간 앞선 오전 3시 30분경. 태국 파타야에서도 한국인 연루 폭행 사건이 벌어졌다.
파타야 중심부 유명 레스토랑에서 한국인 관광객들 사이 집단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이들은 실랑이 끝에 테이블 위 집기류를 던지고 서로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며 난투극을 벌였다.
현지 매체 '더 파타야 뉴스'에 따르면 출동한 경찰에 의해 한국인 4명이 경찰서로 연행됐고, 식당 측은 난투극에 가담한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재산 피해액과 내지 않은 음식값을 포함해 총 10만 바트(약 426만 원)를 요구했다. 결국 한국인 관광객들이 전액 부담하기로 식당과 합의하면서 경찰은 이들을 석방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태국과 베트남에서 한국인이 가담한 폭력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동남아시아로 여행을 떠나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향한 따가운 시선이 우려된다.
엑스(트위터)와 스레드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하노이 포토부스 폭행 사건이 며칠 사이 꾸준히 바이럴되며 혐한 기류로까지 확산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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