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 여부를 2주 안에 결정하겠다면서도, 이스라엘에 이란 공격 중단을 요청하는 건 매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시립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국이 협상에 진지하게 임한다면 이스라엘에 공격 중단을 요청해야 한다'는 이란 측 제안에 대해 "지금 그 요청을 하는 건 매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전쟁에서 잘하고 있고 이란은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데 누군가를 막는 게 조금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우리는 준비가 돼 있고 그럴 의지와 능력이 있다"며 "이란과도 대화를 나눴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공격을 2주 안에 결정하겠다는 점에 대해선 "최대 2주가 될 것"이라며 협상 기한이 그보다 길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이란과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며 2주 내로 군사 개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이스라엘의 공습을 유지하는 동시에 미군의 개입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비판했던 과거 행보와 오늘날 행보는 상충한다'는 지적과 관련해 "당시는 대량살상무기가 없었다. 저도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한 적 없다"면서도 "그건 핵무기 이전 시대다. 지금과는 전혀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핵 개발과 관련한 상황 등에 대해선 "그들은 세계 최대 석유 더미 중 하나에 앉아 있다"며 "그게 왜 필요한지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지난 12일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을 비롯한 군사기지에 대규모 공습을 시행했으며, 이란의 군 지휘부와 주요 핵 과학자들이 사망했다. 이란도 탄도미사일과 드론 등으로 보복 공격을 퍼부었다. 최근 이스라엘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핵무기 연구소와 미사일 생산 시설을 추가 공습, 중동 정세는 8일째 격랑에 빠진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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