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우 종전' 본격 시동…"강한 저항 있을 것" 우려도
  • 이동현 기자
  • 입력: 2025.02.14 00:00 / 수정: 2025.02.14 00:00
전쟁 당사국 정상들과 통화...종전 협상 착수
정치·영토 문제 산적..."과제 완수까진 미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과의 연쇄 전화 통화를 통해 러우전쟁 종식 행보에 나섰다. 다만 전쟁 당사국의 내외부적 상황과 주변 국가들과의 외교적 문제 등으로 전쟁 종식 현실화는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과의 연쇄 전화 통화를 통해 러우전쟁 종식 행보에 나섰다. 다만 전쟁 당사국의 내외부적 상황과 주변 국가들과의 외교적 문제 등으로 전쟁 종식 현실화는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P.뉴시스

[더팩트ㅣ이동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막을 내리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개전 3년 차를 10여 일 남겨둔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연달아 통화하며 종전 협상의 주춧돌을 마련한 것이다.

다만 전쟁 종식을 향한 길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당사국 내부의 정치적 문제와 주변 국가들과의 외교적 관계 등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푸틴·젤렌스키와 연이어 통화…MSC서 종전 논의하나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방금 푸틴 대통령과 매우 생산적인 긴 통화를 했다"며 "우리는 즉각 종전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양국 정상 통화 직후 "러시아 대통령은 양국이 협력할 때가 왔다는 미국 지도자의 주요 발언 중 하나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이번 미러 양국 간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뤄진 첫 공식 통화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마지막 공식 통화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20년 7월 23일이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전화를 마쳤다고 밝힌 지 약 2시간 뒤 "방금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그는 푸틴 대통령처럼 평화를 원한다"고 글을 올렸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한 관심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외교, 군사, 경제 등 여러 측면을 논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이 그에게 한 말을 나에게 알려줬다"고 밝혔다.

종전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오는 14일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을 통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금요일(14일)에 예정된 MSC에 대해 논의했다"며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국무장관이 그곳에서 미국 대표단을 이끌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회담 결과가 긍정적이길 바란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이라고 덧붙였다.

3년 가까이 지속된 러우전쟁은 유럽연합(EU)과의 이해관계,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복잡한 외교 문제를 동반했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구조대원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에서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3년 가까이 지속된 러우전쟁은 유럽연합(EU)과의 이해관계,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복잡한 외교 문제를 동반했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구조대원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에서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1000일 넘은 전쟁…트럼프, 단번에 실타래 풀기엔 '난망'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본격적인 갈등은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됐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동부 우크라이나의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며 갈등의 씨앗이 커진 것이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돈바스 지역의 주민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전쟁 초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이우를 포함한 주요 도시를 공격했으나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으로 전황은 주로 동부와 남부 지역에 집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자신이 승리할 경우 러우전쟁을 24시간 내에 종식할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하지만 취임 직후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다 20여 일 만에 종전 논의에 나선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와 달리 러우전쟁 종식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 당사국인 양국의 요구 사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으며, 양국 내부의 정치적 상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쟁을 끝내려는 어떤 노력도 강한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며 "푸틴은 자신이 전쟁에서 승리 중이라 믿고 있고, 우크라이나의 입장에서도 현재 전선에서 휴전하는 것은 자국 영토의 20%를 러시아에 넘겨주는 고통스러운 선택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CNN은 전쟁으로 백지화된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를 언급하며 "급한 휴전 협정 뒤 진행되는 선거는 불완전하거나 도전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해킹이나 부정 행위를 통해 친러시아적 감정이 투표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은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에 거주 중인 우크라이나인의 지위, 그 영토 자체의 취급 등 까다로운 문제가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며 "그가 복잡하고 도전적인 외교적 과제를 끝까지 수행할 인내심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내다봤다.

koifla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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