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청년서 ‘경륜 황제’로...정종진, 559승 사상 최다승 새 역사
  • 박순규 기자
  • 입력: 2026.05.26 10:23 / 수정: 2026.05.26 10:23
58승 홍석한 넘고 한국 경륜 최다승 새 역사
동대문 시장 청년에서 ‘경륜 황제’까지, 멈추지 않는 정종진의 페달
경륜 최다승 기록을 달성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정종진이 환한 미소로 기뻐하고 있다./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 최다승 기록을 달성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정종진이 환한 미소로 기뻐하고 있다./국민체육진흥공단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한국 경륜의 ‘살아있는 전설’ 정종진(20기·SS·김포)이 마침내 통산 559승을 달성하며 한국 경륜 역사상 최다승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정종진은 지난 22일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13경주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승리를 추가하며 개인 통산 559승을 기록했다. 이로써 홍석한(8기·A2·인천)이 보유하고 있던 종전 최다승 기록(558승)을 넘어 한국 경륜 사상 최고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지난해 단 613경주 만에 통산 500승 고지를 밟으며 역대 최단기간 기록을 세웠던 정종진은, 불과 1년여 만에 최다승 타일마저 갈아치우며 명실상부한 '경륜 황제'의 위용을 과시했다. 종전 홍석한의 500승 도달 시점보다 무려 180경주나 빠른 페이스다.

정종진이 22일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모습, 이 경주 우승으로 경륜 최다승 기록을 새로 세웠다./국민체육진흥공단
정종진이 22일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모습, 이 경주 우승으로 경륜 최다승 기록을 새로 세웠다./국민체육진흥공단

대기록의 발판은 지난 10일 열린 ‘KCYCLE 스타전’이었다. 정종진은 결승에서 현재 최강자로 꼽히는 임채빈(20기·SS·수성)을 상대로 노련한 경기 운영과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를 앞세워 우승, 홍석한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558승을 기록했다. 임채빈과의 정면 승부에서 건재함을 과시한 정종진은 기세를 이어 2주 만에 559승 고지를 밟으며 역사의 정점에 올랐다.

오늘날 ‘황제’라 불리는 정종진의 과거가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서울체고 졸업 후 부산경륜공단과 상무를 거치며 크게 주목받지 못했고, 경륜 선수 후보생 시험에서 낙방하는 아픔도 겪었다. 생계를 위해 동대문 시장에서 일하며 운동을 병행하는 주독야경(晝讀夜耕)의 고단한 시절을 보냈으나, 끝내 페달을 멈추지 않았다.

2013년 20기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정종진은 무서운 성장세로 약점을 지워나갔다. 2015년 이사장배 대상경륜 우승을 시작으로 2016~2019년 그랑프리 4연패, 2022년 통산 5번째 그랑프리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경륜 최다승 달성 기념행사에서 정종진이 카퍼레이드를 하며 경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 최다승 달성 기념행사에서 정종진이 카퍼레이드를 하며 경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국민체육진흥공단

1987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임에도 철저한 자기 관리와 완성형 지략으로 여전히 최정상에서 청년 강자들의 도전을 뿌리치고 있다.

설경석 최강경륜 편집장은 "정종진은 단순히 체력만으로 대결하는 선수가 아니라 경험, 경기 운영, 상황 판단 능력까지 모두 완성된 선수"라며 "무명이었던 선수가 프로 입문 후 10년 넘게 정상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경이롭다"고 평가했다.

동대문 시장 골목길을 달리던 무명 청년의 멈추지 않는 페달이 결국 한국 경륜의 지도를 바꿨다. 사상 최초의 559승이라는 대기록은 경륜 역사의 끝이 아닌, 또 다른 질주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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