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영웅' 유승민, 또 역전 드라마 '이변'...제42대 대한체육회장 당선
입력: 2025.01.14 19:34 / 수정: 2025.01.14 19:49

14일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417표 획득 1위 당선...이기흥 현 회장 379표 2위
28일부터 4년간 '한국체육대통령'...변화 기대


제42대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된 유승민이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뉴시스
제42대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된 유승민이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변화의 열망을 안고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42)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또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1위 당선의 이변을 연출했다.

유승민 후보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결과 투표인단 1209명 중 417명의 선택을 받아 갖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3선 연임에 도전한 이기흥(70) 현 회장을 38표 차로 제치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이기흥 후보는 379표를 받아 2위에 그쳤다. 강태선(75) 서울시체육회장이 216표로 3위를 기록했다.

강신욱(69) 단국대 명예교수가 121표를 받아 4위였다. 오주영(40)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과 김용주(64)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이 각각 59표와 15표를 받아 뒤를 이었다. 3표는 무효표로 처리됐다. 6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선거는 당초 투표권을 부여 받은 2244명 중 1209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된 유승민이 김대년 선거운영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제42대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된 유승민이 김대년 선거운영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유승민 후보의 도전에 밀려 3선 연임에 실패한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뉴시스
유승민 후보의 도전에 밀려 3선 연임에 실패한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뉴시스

사상 유례없는 6파전 속에서 1위를 차지한 '변화와 개혁'의 상징 유승민 당선자는 "기쁨보다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지금 체육계는 너무 많은 현안을 갖고 있다. 그것을 하나씩 풀어가야 한다. 혼자서는 어렵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오는 28일부터 4년 간 한국 체육을 이끌게 될 유승민 신임 회장은 선수 시절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탁구 남자 단식 결승에 올라 당시 세계 최강 왕하오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 기간 중에는 장미란 진종오를 제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출마해 당선됐다.

두 번 모두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고 역전승을 일궈낸 쾌거였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에서도 조직력을 앞세운 이기흥 현 회장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많이 나왔지만, 또 한 번 드라마 같은 뒤집기에 성공했다. 세 번 모두 결코 쉽지 않은 승부였다. 국가대표 탁구선수 출신인 그는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은퇴 후에는 대한탁구협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등을 지냈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된 유승민./뉴시스
제42대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된 유승민./뉴시스

이번 선거는 '이기흥 시대 종식'을 내세우는 후보가 5명이 나오면서 3선에 도전하는 이 회장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선거 전 야권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선거 결과는 예측 불허의 양상을 보였지만 대의원들은 40대의 유승민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선거 진행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가 맡았다. 앞서 체육회 일부 대의원과 강신욱 후보가 선거 과정이 불공정하다며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기흥 현 회장은 파리 올림픽 후 배드민컨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파문을 거치면서 각종 비위 혐의로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를 받아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데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받아 여론의 반응이 부정적이었다. 연간 4400억원에 이르는 체육회 예산 집행의 최종 결정권자인 대한체육회장은 정회원 64개, 준회원 4개, 인정회원 15개 등 총 84개 종목 단체를 총괄해 ‘대한민국 체육대통령’이라 불린다. 유승민 회장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과 아이치·나고야 여름아시안게임, 2028년 LA 여름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대회를 치르게 된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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