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 BMW오픈 결승행 좌절[더팩트 | 심재희 기자] 세계랭킹 3위 알렉산더 즈베레프(21·독일)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1세트 초반 3-0까지 앞서나가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들쭉날쭉한 경기력에 역전을 허용했다. '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22·한국체대·세계랭킹 22위)이 알렉산더 즈베레프의 벽에 막혀 BMW오픈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정현은 5일(한국 시각) 독일 뮌헨의 MTTC 이피토스 콤플렉스에서 펼쳐진 알렉산더 즈베레프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MW오픈 남자단식 준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0-2로 졌다. 1세트를 접전 끝에 5-7로 내줬고, 2세트를 2-6으로 잃으며 결승행 티켓을 놓쳤다.
출발은 매우 좋았다. 경기 시작과 함께 서비스 게임을 쉽게 잡아내며 앞서나간 정현은 알렉산더 즈베레프가 서비스를 쥔 두 번째 게임을 브레이크 했다. 그리고 세 번째 게임도 따내면서 3-0까지 앞섰다. 하지만 이후 다섯 게임을 내리 잃었다. 듀스 상황 등 고비를 넘지 못하며 리드를 빼앗겼다.
3-5까지 밀린 상황에서 정현은 다시 상승세를 탔다.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킨 뒤 다시 브레이크를 해내며 5-5 타이를 이뤘다. 그러나 역전의 기회에서 브레이크를 당하며 기세가 꺾였다. 스트로크가 갑자기 흔들리는 등 범실이 나와 고개를 가로저었다. 결국 내리 두 게임을 잃고 1세트를 내줬다.

1세트에서 두 번의 찬스를 놓친 정현은 2세트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의 강서브에 흔들리며 힘을 잃었다. 시속 220km를 넘나드는 초고속 서브를 제대로 받지 못하며 강점인 '리턴 게임'을 효과적으로 펼칠 수 없었다.
결국 '기복'에 발목을 잡힌 정현이다. 빠른 발을 활용한 날카로운 스트로크 등으로 상대를 괴롭히며 기세를 올렸으나 정작 중요한 순간에 범실이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정현이 '패배'라는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면서 '기복을 줄여야 한다'는 또 다른 숙제를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