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빌드업은 '독'...멕시코에 완패한 남아공, 한국 '32강 해법' 제시
  • 박순규 기자
  • 입력: 2026.06.12 06:04 / 수정: 2026.06.12 08:09
12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A조 1차전) 멕시코 2-0 남아공
멕시코 키뇨네스 전반 9분 개막골...한국 '빌드업' 경계령
멕시코의 훌리안 키뇨네스(맨 왼쪽)가 12일 개막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에서 남아공을 상대로 전반 9분 만에 개막골을 기록하고 있다./멕시코시티=AP.뉴시스
멕시코의 훌리안 키뇨네스(맨 왼쪽)가 12일 개막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에서 남아공을 상대로 전반 9분 만에 개막골을 기록하고 있다./멕시코시티=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어설픈 빌드업은 독으로 작용했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멕시코는 강한 전방 압박으로 기회를 만들었고, 남아공은 파이브백 수비에서 허점을 보였다. 같은 조에 속한 한국으로서는 두 팀의 강점과 약점을 확연히 파악한 것은 물론 양 팀 모두 3명의 선수가 퇴장을 당하는 '어부지리'를 얻으며 32강 해법을 찾은 경기였다. 드디어 막을 올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에서 개최국 멕시코가 공격수 훌리안 키뇨네스의 개막골과 라울 히메네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첫 승을 신고했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이끄는 멕시코는 12일 새벽(한국시간) 멕시코시티의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이자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9분 만에 터진 키뇨네스의 선제골과 후반 22분 라울 히메네스의 헤더 추가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남아공은 2명, 멕시코는 1명의 선수가 퇴장을 당해 모두 한국 경기에 악영향을 받게 됐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키뇨네스는 남아공의 빌드업을 강한 압박으로 무너뜨린 에릭 리라의 어시스트를 받아 대회 1호 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멕시코는 대회 첫승으로 승점 3점을 적립하며 A조 1위로 나섰고 남아공은 2실점 패배로 조 최하위에 자리했다. 한국과 체코는 이날 오전 11시 첫 경기를 치르게 된다.

아기레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주장 에드손 알바레스를 대신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에릭 리라는 남아공 진영에서 강한 압박으로 상대 미드필더 스페펠로 시틀레의 공을 빼앗아 키뇨네스에게 연결했다. 키뇨네스는 자신에게 찾아온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남아공의 골망을 흔들었다. 콜롬비아 출생인 키뇨네스는 지난 2023년 11월 멕시코로 귀화해 이번에 첫 월드컵 출전 기회를 잡았으며, 대회 첫 골의 영광까지 안았다.

한국과 같은 A조에서 32강 진출을 다투는 멕시코와 남아공의 1차전 장면./멕시코시티=AP.뉴시스
한국과 같은 A조에서 32강 진출을 다투는 멕시코와 남아공의 1차전 장면./멕시코시티=AP.뉴시스

한국의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남아공은 경기 초반부터 파이브백을 가동하며 수비를 두껍게 하는 전략으로 나섰으나, 빌드업 과정에서의 치명적인 실수로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추가실점 또한 공격 빌드업 과정에서 차단당한 것이 빌미로 작용했다. 남아공은 두 명의 선수가 퇴장을 당하는 경기 운영 미숙으로 A조 최약체의 전력을 드러냈다.

스리백을 내세워 안정적인 경기를 펼칠 것으로 전망되는 한국으로서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교훈으로 삼을 만한 장면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또한 스리백을 플랜 A로 내세워 선제 실점을 최대한 막고 후반 공격을 통해 득점한다는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여 빌드업에서의 수비 실수를 최대한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 출신 휴고 브루스 감독이 지휘하는 남아공은 '선 수비-후 역습' 전략으로 수비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멕시코의 강한 전방 압박과 득점 지역에서의 유기적인 움직임에 밀려 전반에만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넘겨야 했다. 파이브백 수비는 숫자만 많았을 뿐, 전반 9분 만에 허탈하게 뚫리며 전술적 효과를 보지 못했다. 후반 시작 2분에는 수비 라인이 무너지며 수비형 미드필더 스페펠로 시톨레가 브라이언 구티에레스의 돌파를 막다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몰리기도 했다. 후반 39분에는 템바 즈와네가 온필드리뷰 끝에 퇴장을 당해 9명의 선수로 1명이 퇴장을 당한 10명의 멕시코와 남은 경기를 펼쳤다.

후반 22분 헤더 추가골을 넣고 있는 멕시코의 라울 히메네스./멕시코시티=AP.뉴시스
후반 22분 헤더 추가골을 넣고 있는 멕시코의 라울 히메네스./멕시코시티=AP.뉴시스

북중미 월드컵 첫 골의 주인공인 키뇨네스는 2025-2026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페셔널리그에서 33골을 터뜨리며 아이반 토니(32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골) 등 쟁쟁한 골잡이들을 따돌리고 득점왕을 차지한 명사수다. 중동 무대를 뒤흔든 특출난 득점력이 월드컵 첫 무대에서도 그대로 재현된 셈이다.

전반 45분 동안 멕시코는 볼 점유율(57%-43%)과 전체 슈팅 수(10-2)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유효 슈팅 역시 2-1로 앞서며 이른 시간 골을 뽑아냈다. 전반 42분에는 득점 지역에서의 유기적인 패스 워크로 골대를 맞히기도 했다. 기회만 생기면 고지대 기후 특성을 고려한 중거리 슈팅이 남아공 골문을 위협했다. 상대 진영 박스 내 터치 횟수에서도 멕시코는 11-2로 남아공을 압도했다.

사상 첫 3개국에서 48개국이 참가해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의 화려한 개막 행사./멕시코시티=AP.뉴시스
사상 첫 3개국에서 48개국이 참가해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의 화려한 개막 행사./멕시코시티=AP.뉴시스

양 팀의 맞대결은 2010 남아공 월드컵 개막전에 이어 16년 만이다. 당시에는 남아공이 시피웨 차발랄라의 환상적인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멕시코가 라파엘 마르케스의 동점골로 응수하며 1-1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16년 전 요하네스버그에서 월드컵의 시작을 알렸던 두 팀은 자리를 바꿔 멕시코시티에서 다시 한번 뜨거운 개막전을 연출했다.

FIFA 랭킹 14위 멕시코는 최근 8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며 A조 최강의 전력을 입증했다. 유럽 5대 리그 활약 선수가 적고 공격진의 무게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베테랑 스트라이커 라울 히메네스와 월드컵 5회 출전에 빛나는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가 버티고 있다. 여기에 지략가 아기레 감독의 용병술과 고지대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더해져 사상 최고 성적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주전 센터백 세사르 멤테스가 퇴장을 당해 전력에 차질을 빚게 됐다.

한국과 32강 진출을 다툴 A조의 조 편성./FIFA
한국과 32강 진출을 다툴 A조의 조 편성./FIFA

반면 남아공은 2010년 자국 대회 이후 16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았다. FIFA 랭킹은 60위로 낮지만 브루스 감독의 지휘 아래 이변을 노련하게 준비해 왔다. 스쿼드 대부분이 자국 리그 선수들로 구성됐고 유럽 상위 리그 경험자는 라일 포스터 정도다. 공격력은 다소 약하지만 끈끈한 조직력이 강점이다. 다만 대회 직전 비자 문제로 일부 스태프의 입국이 지연되는 등 어수선했던 준비 과정이 경기력에 아쉬운 변수로 작용했다.

12일 체코와 A조 1차전을 치르는 한국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멕시코와 과달라하라에서 2차전, 25일 오전 10시 남아공과 몬테레이에서 3차전을 치러 32강 토너먼트 진출 여부를 가리게 된다.

skp2002@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