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월드컵] '1998년 월드컵 성적' 관심! 2014년과 '같은 듯 다르다'
  • 이성노 기자
  • 입력: 2014.07.03 15:15 / 수정: 2014.07.04 11:25

1998년 월드컵 성적도 1무 2패로 2014년과 똑같았다. 하지만 내용은 달랐다. 홍명보(가운데) 대표팀 감독이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벨기에전에서 0-1로 패한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1998년 월드컵 성적도 1무 2패로 2014년과 똑같았다. 하지만 내용은 달랐다. 홍명보(가운데) 대표팀 감독이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벨기에전에서 0-1로 패한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1998년 월드컵 성적도 1무 2패! 2014년과 다른 점은?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1무2패(승점 1). 지난 1998 프랑스 월드컵과 이번 2014 브라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의 성적이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같은 성적이지만, 월드컵을 마친 한국의 분위기는 180도 다른 양상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마치고 지난달 30일 귀국했다. 지난해 12월, 월드컵 조 추첨을 마치고 한국은 마치 16강에 진출이라도 한 듯 쾌재를 불렀다. 톱 시드를 받았지만, 유럽 최상위 국가로 보기엔 무리가 있는 벨기에, 유로 2008 4강 이후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로 2012 본선에도 오르지 못했던 러시아, 아프리카 최약체로 평가받던 알제리와 함께 조별리그 H조에 묶인 한국이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한국은 첫 경기였던 러시아전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1-1 무승부에 그쳤다. '1승 제물'로 삼았던 알제리엔 2-4 충격 패를 떠안으며 마지막 벨기에전에 사활을 걸었다.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 감독은 이미 알제리, 러시아를 연파하며 토너먼트 진출이 확정된 만큼 한국과 경기에서 주전 대부분을 빼는 여유를 부렸다.

홍명보 감독은 그동안 부진했던 박주영, 정성룡을 빼고 김신욱과 김승규를 선발로 내보내며 초강수를 뒀다. 전반 44분엔 김신욱의 발목을 밟은 스테번 드푸르가 퇴장당하며 수적 우위에 놓였다. 시종일관 파상 공세를 퍼부으며 16강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 갔지만, 후반 33분 얀 베르통언에게 결승골을 허용하고 0-1로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대회 전 자신만만했던 한국 대표팀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쓸쓸히 귀국길에 올랐다.

대회 전부터 '의리 축구'로 비판을 받아 온 홍명보 감독은 지난달 30일 귀국 현장에서 '엿 세례'를 받는 등 질타를 받았다. 주장 구자철과 손흥민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죄송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쓸쓸히 공항을 빠져나갔다. 기대만큼 실망이 큰 대회였다.

한국은 지난 1998 프랑스 월드컵 벨기에와 조별리그 E조 마지막 경기에서 유상철의 동점 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 유튜브 영상 캡처
한국은 지난 1998 프랑스 월드컵 벨기에와 조별리그 E조 마지막 경기에서 유상철의 동점 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 유튜브 영상 캡처

벨기에와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많은 국민은 지난 1998 프랑스 월드컵을 떠올렸다. 한국은 멕시코, 네덜란드, 벨기에와 E조에 포함됐고, 이때 역시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는 벨기에였다. 당시 상황 또한 이번 브라질 대회와 비슷했다. 멕시코에 1-3, 네덜란드에 0-5로 연패하며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상태였다. 차범근 전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대회 도중 경질되는 등 한국 선수단 분위기는 '초상집'에 가까웠다.

심기일전한 한국 선수들은 비장한 각오로 원조 '붉은 악마'와 맞섰다. 전반 7분 만에 루크 닐리스에 선제골을 내주며 또다시 무너지는가 싶었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의 경기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한국은 벨기에의 파상 공세를 '육탄방어'로 차단했다. 경기 도중 머리가 찢어진 이임생은 '붕대투혼'을 보였다. 결국 후반 26분 유상철이 프리킥 상황에서 몸을 날리며 동점 골을 터뜨렸다. 한국 선수단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에 국민들은 진한 감동을 했고, 그 누구도 대표팀에 돌을 던지지 않았다.

한국은 1998년 프랑스와 2014년 브라질에서 모두 벨기에와 마지막 경기를 펼쳤고, 남긴 성적 역시 같았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면 프랑스에서 보였던 한국 특유의 투지와 투혼이 브라질에서는 없었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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