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i월드컵 프리즘] 러시아전 오프사이드 논란? 2006 스위스전 잊었는가
  • 이현용 기자
  • 입력: 2014.06.19 11:00 / 수정: 2014.06.18 17:34

한국 수비진이 18일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 러시아와 경기 후반 29분 손을 들어 오프사이드 반칙을 주장하고 있다. / MBC 중계화면 캡처
한국 수비진이 18일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 러시아와 경기 후반 29분 손을 들어 오프사이드 반칙을 주장하고 있다. / MBC 중계화면 캡처

[이현용 기자] 한국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아쉬운 한판이었다. 8년 전 뼈저리게 느낀 교훈을 8일 전에 되새겼지만 다시 반복하고 말았다.

한국은 18일 오전(이하 한국 시각)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 러시아와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후반 10분 박주영(29·아스널) 대신 교체 투입된 이근호가(29·상주) 후반 23분 역습 상황에서 과감한 돌파 후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았지만 6분 뒤 섣부른 판단으로 동점골을 내줬다.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값진 승점 1을 수확했지만 실점 장면은 아쉬웠다. 후반 29분 러시아의 반격에 한국은 간격과 라인을 유지하면서 방어에 나섰다. 순식간에 상대 공격수를 3명이 에워쌌다. 러시아는 어쩔 수 없이 공을 뒤로 돌렸다. 이때 알란 자고예프(24·CSKA 모스크바)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쇄도했고 안드레이 예첸코(39·안지)가 패스를 연결했다.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판단한 수비진은 손을 번쩍 들었고 순간 빈틈이 생기며 자고예프에게 슈팅을 허용했다.

이런 현상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반복됐다. 자고예프의 슈팅을 정성룡(29·수원)이 막았다. 이어 황석호(25·산프레체 히로시마)가 걷어낸 공이 예첸코의 몸에 맞고 알렉산더 케르자코프(32·제니트) 발밑에 떨어졌다. 황석호는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속단하고 오른손을 들었다. 황석호의 눈은 공이 아닌 부심을 향했다. 그 사이 케르자코프의 슈팅은 골망을 흔들었다. 오프사이드 반칙 논란에 앞서 심판이 아무런 판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한 판단으로 화를 불렀다.

문전에서 알렉산더 케르자코프가 공을 잡았지만 한국 수비수들이 손을 든 채 제2 부심을 바라보고 있다.
문전에서 알렉산더 케르자코프가 공을 잡았지만 한국 수비수들이 손을 든 채 제2 부심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은 8년 전에도 같은 교훈을 얻었다. 2006 독일 월드컵 G조 조별리그 최종전 스위스와 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32분 알렉산더 프라이(35·FC 바젤)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선수들은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판단하고 상대 공격수를 내버려뒀다. 심판은 오프사이드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고 결국 한국은 0-2로 졌다. 승리하면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한국은 후반 거세게 스위스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하지만 단 한번의 잘못된 판단이 '승리'의 기회를 앗아갔다. 한국은 8년 만에 같은 실수를 저지르며 또다시 '알렉산더'에게 뼈아픈 골을 내줬다.

8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한국은 8일 전인 지난 10일 가나와 마지막 평가전에서도 '속단의 위험성'을 되새겼다. 0-1로 뒤진 전반 43분 곽태휘(33·알 힐랄)가 케빈 프린스 보아텡(27·샬케 04)과 볼 다툼 과정에서 반칙이라 판단하고 넘어졌다. 심판은 휘슬 없이 경기를 진행했고 순식간에 중앙이 무너진 한국은 아사모아 기안(29·알 아인)에게 추가 실점을 했다.

한국은 23일 알제리와 중요한 승부를 앞두고 있다. 알제리 다음은 벨기에가 버티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온 팀들 간의 대결에서는 사소한 차이가 승부를 가른다. 홍명보호는 '속단은 금물'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경기에 나설 필요가 있다.

sporg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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