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연 기자] 드디어 축구 강호 간 맞대결이 찾아온다. 세계에서 엄선한 32개국 가운데서도 미리 보는 결승전이라 할만한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일전이 바로 그것이다.
스페인과 네덜란드는 14일(이하 한국 시각)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을 치른다. 만나도 너무 일찍 만났다. 두 팀은 이미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결승에 만났다. 결과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0 FC 바르셀로나)의 결승 골에 힘입은 스페인의 승리였지만 결승다운 치열한 접전이었다. 두 팀간 역대 상대전적에서도 역시 스페인이 네덜란드에 10전 5승1무4패로 앞서고 있다.
4년이 지났지만 두 팀은 여전히 세계축구 중심 유럽에서도 본연의 스타일로 '강호'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스페인은 현존하는 세계 축구 최강자다. 유로 2008을 시작으로 남아공 월드컵, 유로 2012를 연속해서 재패하며 우뚝 섰다. 이번 대회에도 남아공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23명 가운데 16명이 고스란히 출전해 우승을 노린다. 브라질 월드컵 유럽지역 최종예선 I조에서도 6승2무(승점 20)로 프랑스(승점 17)를 제치고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올해 열린 이탈리아(1-0 승), 볼리비아(2-0 승), 엘살바도르(2-0 승)와 세 차례 평가전을 모두 이기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비센테 델 보스케(64) 스페인 감독은 4-2-3-1 시스템을 즐겨 사용한다.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25·첼시)-세르히오 라모스(28·레알 마드리드)-헤라르드 피케(27·FC 바르셀로나)-호르디 알바(25·FC 바르셀로나)로 이어지는 4백 라인에 사비 에르난데스(34·FC 바르셀로나)-세르히오 부스케츠(26·FC 바르셀로나)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격한다. 세스크 파브레가스(27·첼시)-이니에스타-페드로(27·FC 바르셀로나)가 공격진을 지휘하고 디에고 코스타(26·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원톱에 설 것으로 보인다. 골문은 이케르 카시야스(33·레알 마드리드)가 지킨다.
이에 맞서는 FIFA 랭킹 15위 네덜란드는 톱 시드를 받는 데 실패하며 스페인과 만나는 '불운'을 겪고 있으나 유럽지역 최종예선에서 9승1무(승점 28)로 무패 행진을 벌이며 여유 있게 월드컵 본선 티켓을 땄다. 대표팀 주축을 이룬 라파엘 판 더 파르트(31·함부르크), 케빈 스트루트만(24·AS 로마), 그레고리 판 더 비엘(26·파리 생제르맹) 등이 부상으로 월드컵에 출전할 수 없는 것은 큰 손실이다. 하지만 루이스 판 할 감독의 지략 아래 '오렌지 군단'으로서 1998 프랑스 월드컵 4강 신화를 다시 한 번 이룩하겠다는 각오다.
네덜란드는 올해 열린 네 차례 평가전에서 2승1무1패를 기록하고 있다. 프랑스(0-2 패)에 무릎을 꿇었지만 에콰도르(1-1 무), 가나(1-0 승), 웨일스(2-0 승)에 웃었다. 수비진에서 가장 A매치 경력이 많은 선수가 24경기에 나선 론 블라르(29·아스턴 빌라)일 정도로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이지만 유망주가 즐비한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를 누비는 보석들로 파란을 꿈꾸고 있다. 5-3-2 포메이션이 유력한 가운데 대릴 얀마트(25·페예노르트)-브루노 마르틴스 인디(22·페예노르트)-스테판 데 브리(22·페예노르트)-블라르-달레이 블린트(24·아약스)가 5백에 선다. 니헬 데 용(30·AC 밀란)-베슬리 스네이더(30·갈라타사라이)-요르디 클라시(23·페예노르트)가 중앙 미드필드에 서고 로빈 판 페르시(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르연 로번(30·바이에른 뮌헨)이 투톱이 공격을 주도할 예정이다. 골키퍼 장갑은 야스퍼 실레센(25·아약스)이 낀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대결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빅 경기'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팬의 눈이 두 팀의 발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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