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23人] (14) '거미손' 김승규, '2인자의 반란' 꿈꾼다!
  • 이준석 기자
  • 입력: 2014.06.09 16:02 / 수정: 2014.06.09 16:02
김승규가 지난달 22일 파주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 최진석 기자
김승규가 지난달 22일 파주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 최진석 기자

'온 국민의 축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역사상 첫 원정 8강을 목표로 하는 '홍명보호'가 닻을 올렸다. 월드컵이 열리기도 전에 선수 선발과 관련해 말이 나오고 있다.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발탁돼야 했다는 비판 여론은 여전하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최후의 23인은 지난 12일 차례로 파주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모여 월드컵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그동안 월드컵에 나선 태극 전사들은 국민에게 수많은 감동과 아픔을 안겼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 대표 선수 23인 역시 피와 땀을 흘리며 역사의 현장에 설 준비를 한다. 제각기 다른 사연과 위치에 있지만, 목표는 단 하나, 대표팀의 승리다. <더팩트>은 자랑스러운 태극 마크를 달고 나라를 위해 온 힘을 다할 23인을 한 명씩 소개한다. <편집자 주>

[이준석 인턴기자] 2인자의 서러움은 겪어보지 않았다면 느낄 수 없다. 그만큼 가슴 아프고도 아쉬운 일이다. 김승규(24·울산 현대)는 대표팀 골키퍼 가운데 현재 '2인자'다. 그의 앞에는 '1인자' 정성룡(29·수원 삼성)이라는 거대한 벽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김승규는 실망하지 않는다. 1인자 못지않은 실력으로 2인자의 위력을 뽐내고 있다. 월드컵 무대 출전의 기회는 열려 있다.

◆ 될성부른 떡잎

지난 2006년 울산 현대에 입단한 김승규는 어렸을 때부터 기량을 인정받았다. 2007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에 뽑혀 국제무대를 경험했으며 2008 아시아축구연맹 18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았다. 프로 데뷔전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2008년 11월 22일 K리그 포항 스틸러스와 플레이오프에서 연장 후반 14분 교체 투입돼 '거미손'의 위력을 발휘했다. 김승규는 승부차기에서 포항 노병준과 김광석의 슈팅을 모두 막아내며 팀의 3위를 이끌었다. 현대에선 김영광에 가려져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진 못했지만, 기량만큼은 인정받았다.

◆ 아쉬운 런던 올림픽

김승규는 2012 런던 올림픽의 유력한 주전 골키퍼로 꼽혔다. 올림픽 대표팀과 현대에서도 입지가 단단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이 찾아왔다. 런던 올림픽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손가락 골절이라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그야말로 통한의 부상이었다. 런던 올림픽이라는 커다란 국제무대를 놓친 것은 물론 외국 구단에도 이적 제안을 받을 수도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김승규는 이 부상으로 복귀하는 데 8개월이나 걸렸다. 김승규는 경쟁자 이범영(25·부산 아이파크)이 대표팀에서 동메달을 목에 거는 것을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당시 올림핌 수장이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김승규를 중용했던 홍명보(45) 감독이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 2인자의 '반란'을 꿈꾸며!

지난 2013년 김영광의 부상으로 김승규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주전 골키퍼로 나선 김영광은 K리그 32경기에 나와 단 27실점하며 울산의 리그 최소 실점에 앞장섰다. 김승규의 성장세를 눈여겨 본 홍명보 감독도 그를 대표팀에 발탁하며 기회를 줬다. 하지만 대표팀 붙박이 주전 정성룡의 아성을 넘진 못하고 있다. 간혹 주전으로 나서기도 했지만 홍명보 감독은 정성룡을 주전 골키퍼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룡은 지난달 28일 열린 튀니지와 평가전에서 1실점했지만 안정적인 면과 동물적인 감각을 발휘했다. 하지만 김승규에게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1인자에 결코 뒤지지 않는 2인자 김승규가 마지막 땀방울을 흘리며 '반란'을 꿈꾸고 있다.

nicedaysky@sportseoul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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