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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태휘가 지난달 21일 오후 경기도 파주 NFC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최진석 기자 |
'온 국민의 축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역사상 첫 원정 8강을 목표로 하는 '홍명보호'가 닻을 올렸다. 월드컵이 열리기도 전에 선수 선발과 관련해 말이 나오고 있다.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발탁돼야 했다는 비판 여론은 여전하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최후의 23인은 지난 12일 차례로 파주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모여 월드컵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그동안 월드컵에 나선 태극 전사들은 국민에게 수많은 감동과 아픔을 안겼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 대표 선수 23인 역시 피와 땀을 흘리며 역사의 현장에 설 준비를 한다. 제각기 다른 사연과 위치에 있지만, 목표는 단 하나, 대표팀의 승리다. <더팩트>은 자랑스러운 태극 마크를 달고 나라를 위해 온 힘을 다할 23인을 한 명씩 소개한다. <편집자 주>
[이현용 기자] 4년 전 부상으로 대표팀에 낙마한 곽태휘(33·알 힐랄)가 팀 내 최고령 선수로 브라질로 향한다. 남보다 늦은 축구 시작, 평발, 왼쪽 눈 실명, 대표팀 황태자에서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 좌절 등 파란만장한 축구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 16세 늦깎이 선수, 왼쪽 눈 실명 딛고 그라운드로 돌아오다
곽태휘는 남들보다 많이 늦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다. 경북 왜관에서 멀리뛰기 선수였던 곽태휘는 무작정 대구공고 축구부 문을 두드렸다. 테스트를 통과한 그는 부모 반대와 친구들의 걱정을 뒤로하고 축구화를 신었다. 남들보다 늦고 부족한 만큼 기본기 훈련에 집중했다. 경기 출전은 먼 이야기처럼 보였지만 그는 피나는 노력으로 축구 시작 1년도 채 되지 않아 수비수로 경기에 나섰다. 그렇게 탄탄대로를 걷을 것으로 보인 그에게 시련이 다가왔다. 경기 도중 상대 선수가 찬 공이 왼쪽 눈에 맞아 크게 다쳤다. 실명이었다. 하지만 곽태휘는 포기하지 않았다. 1년간 학교를 쉬면서 회복과 훈련에 전념했다. 그라운드로 돌아온 그는 한단계 성장해 있었다. 평발이라는 단점 역시 그에게 문제가 되진 않았다.
◆ K리그의 터줏대감, 대표팀 황태자 되다
중앙대를 졸업한 곽태휘는 2005년 FC 서울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에 19경기에 출전해 적응을 마쳤다. 2006년엔 23경기에 나서며 주전으로 도약했다. 2007년에도 12경기에 출전해 안정적인 활약을 이어 가던 곽태휘는 김진규와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전남행은 오히려 그에게 약이 됐다. 전남에서 수비진의 한 축을 차지하며 대표팀에 선발됐다. 2008년 1월 30일 칠레와 친선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그는 A매치 2경기 만인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어 동아시안컵 중국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곽태휘는 허정무호에서 부동의 중앙 수비수로 활약하며 월드컵 출전가능성을 높였다.
◆ 남아공 좌절 극복하고 브라질 승선!
2010 남아공월드컵 26명의 예비 명단에 든 곽태휘는 본선을 앞두고 치른 벨라루스와 평가전에서 무릎을 다치면서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 이변이 없는 한 한국 수비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 그의 이탈은 팀과 본인 모두 충격이었다. 하지만 곽태휘는 좌절하지 않았다. 부상에서 회복한 그는 울산에서 2012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수비의 핵으로 활약하며 7경기에서 단 3골을 내주는 짠물 수비를 펼쳤다. 이후 곽태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샤밥, 알 힐랄의 유니폼을 입고도 꾸준한 수비력을 뽐내며 브라질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 홍명보호의 '히든카드'
곽태휘는 홍정호, 김영권과 비교해 주전 경쟁에서 한발 뒤처져 있다. 그러나 변수는 많다. 지난달 28일 튀니지전처럼 예상하지 못한 부상이 나오면 곽태휘가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수비진에서 경험과 힘이 가장 뛰어난 그는 상대 공격에 고전할 때 새로운 카드가 될 수도 있다. 곽태휘 역시 "파주에 들어올 때부터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본격적이고 단체적으로 준비에 돌입했다"면서 "선배인 만큼 나머지 부분에서 후배들을 어떻게 이끌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팀이 하나가 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sporg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