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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다 게이스케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일본의 핵심이었다.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혼다. / 혼다 페이스북 |
[이준석 인턴기자] 일본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에 올랐다. 2002 한일 월드컵에 이어 2번째 16강 진출이다.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12골을 몰아치며 월드컵 본선에 올라간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네덜란드와 덴마크, 카메룬 등 쟁쟁한 국가들과 만나 16강행 티켓을 따냈다. 부정적인 전망을 뒤엎은 중심에는 혼다 게이스케(28·AC 밀란)가 있었다.
◆ 혼다의, 혼다에 의한, 혼다를 위한 조별리그
그야말로 혼다를 위한 독무대였다. 일본 공격은 혼다로 시작해 혼다로 끝났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카메룬을 만난 일본의 공격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오쿠보 요시토(31·가와사키 프론탈레)를 최전방에 배치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공방전이 전개된 가운데 전반 39분 일본이 기회를 잡았다. 마쓰이 다이스케(33·주빌로 이와타)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공을 혼다가 주저 없이 왼발로 밀어 넣어 일본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강호' 네덜란드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음에도 베슬러이 스네이더(30·갈라타사라이)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줘 패한 일본은 덴마크에 화풀이를 제대로 했다. 주인공은 역시 혼다였다. 전반 17분 덴마크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환상적인 무회전 프리킥을 작렬했다. 카메룬전에 이어 또 한 번의 선제골이었다. 혼다의 골에 힘입은 일본은 엔도 야스히토(34·감바 오사카)와 오카자키 신지(28·마인츠)의 추가 골로 3-1 승리를 거두며 16강에 진출했다. 혼다의 혼다에 의한 혼다를 위한 조별리그였던 셈이다.
◆ [영상] 덴마크 무너뜨린 혼다의 환상 프리킥!
◆ 파라과이와 일전…승부차기에 울다
일본은 16강에서 파라과이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쳤다. 승부는 쉽게 갈리지 않았다. 정규시간에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연장전에서도 골을 넣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에 돌입한 가운데 승부의 신은 일본을 향해 미소 짓지 않았다. 엔도와 하세베 마코토(30·뉘른베르크)가 성공했지만 3번째 키커로 나선 고마노 유이치(33·주빌로 이와타)가 시패해 분루를 삼켜야 했다. 일본은 5번의 페널티킥을 모두 넣은 파라과이에 3-5로 패하며 사상 첫 8강 진출에 실패했다.
◆ 가능성 확인한 일본의 저력
일본이 남아공 월드컵에서 얻은 수확은 쏠쏠하다. 부정적인 전망을 뒤엎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평가전 3번을 모두 패했다. 당시 일본은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한국(0-2)과 잉글랜드(1-2), 코트디부아르(0-2)에 모두 졌다. 단조로운 전술이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빈약한 공격력 역시 비판의 대상이었다. 3경기에서 단 1골을 넣는 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은 본선에서 새로운 카드를 들고 나왔다. 혼다를 최전방 공격수로 투입해 반전을 꾀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혼다는 조별리그에서 2골을 몰아치며 화답했다. 전술적 문제를 '혼다 원톱'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앞세운 것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요시자키 에이지 더팩트 칼럼니스트는 "혼다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표팀 원톱으로 뛰었다"면서도 "당시 전술은 '제로톱'에 가까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