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튀어야 산다'...문서, 도표 '판넬' 효과 만점
  • 박형남 기자
  • 입력: 2010.08.26 11:18 / 수정: 2010.08.26 11:18


[박형남·정진이기자] '네 덕분에 청문회가 산다.'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열렸던 청문회의 1등 공신은 판넬이었다. 청문회 의원들은 미리 준비된 판넬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며 후보자들의 입을 막았다. 저녁 늦게까지 이어졌던 몇몇 청문회에서는 간간이 모습을 드러낸 판넬이 자칫 늘어질 수도 있는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청문회를 주도했다. 판넬이 등장할 때마다 카메라 플래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고, 청문회장에 있던 관계자들은 이목을 집중했다.

특히 24,25일에 걸쳐 진행됐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각양각색의 판넬들이 등장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을 비롯한 다수의 청문회 의원들은 각각 원하는 판넬을 만들어 결정적인 순간에 한방을 날렸다. 박영선 의원은 차용증 문서와 채무관계표를,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스폰서 총리·해외경비·명품백 의혹을 판넬에 보기 쉽게 정리해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밖에도 강기갑 의원은 차량 운행일지를 표로 그려와 김 후보자 아내의 관용차 사용 의혹을 밝혔고,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정치자금 의혹을 따져 물으며 차용증서를 판넬로 만들어와 증거로 사용했다.


판넬 청문회는 다른 모든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장병완 의원은 '차량 스폰서 의혹'을 제기할 때,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부동산 투기 의혹'을 논할 때 각각 판넬을 이용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장에서'자율고 고소득직 자녀비율'을 빨강·파랑·노랑의 막대 그래프표 판넬로 준비해와 이 후보자 압박용으로 사용했다.

그렇다면 의원들은 왜 청문회장에서 판넬을 이용하는 것일까. 대부분의 의원들은 내용 정리의 용이함을 첫 째로 꼽았다. 민주당 한 의원은 "말로 설명하려면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표로 만들어오면 청문회장에서도 논리적으로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판넬을 쓰면 청문회를 시청하는 국민들이 더 쉽게 문제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한편 의원들 대부분은 인사청문회에서 사용하는 판넬을 직접 만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이번 청문회에서 사용한 판넬들은 예전에 사용하던 흰 판 위에 사진만 다시 프린트해서 붙인 것"며 "돈은 하나도 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 역시 "판넬에 붙인 표나 사진은 의원실에 있는 프린터를 사용해 뽑았고, 판넬만 새로 구입한 것"이라고 답했다.

<사진=김용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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