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했는데 또 사과?"…계엄 2주년 앞두고 국힘 내부 '온도차'

  • 이하린 기자
  • 입력: 2026.11.08 00:01 / 수정: 2026.11.08 00:01
정점식 '계엄 사과' 추진 보도에 원내 "확정 아냐…고심 중"
지도부 "논의 자체가 해당행위"…추경호 1심 선고 변수될 듯
12·3 비상계엄 2주년을 앞두고 이른바 사과 논쟁이 불거지면서 원내와 지도부 사이의 온도차가 감지된다. 사진은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 /남용희 기자
12·3 비상계엄 2주년을 앞두고 이른바 '사과 논쟁'이 불거지면서 원내와 지도부 사이의 온도차가 감지된다. 사진은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12·3 비상계엄 2주년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른바 '사과 논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계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매년 사과를 반복하는 데 대한 피로감이 감지되는 가운데, 당 지도부는 관련 논의 자체를 "지도부 흔들기"로 보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동혁 대표는 지난 6일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 출연해 정 원내대표의 사과 검토 보도를 묻는 말에 "이것도 말씀드렸던 것 중에 예정된 것 중 하나"라고 답했다. 그는 "작년 11월부터 이런 움직임이 시작됐고, 12월이 지나면서 극에 달했다"며 "결과는 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이런 문제에 때만 되면 천착하는 분들은 전혀 이해를 못 하시거나,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지도부를 흔들기 위해서, 아니면 당을 갈라치기 위함이라고 하는 것 외에는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집중해야 할 것은 민생과 국민의 삶, 대여투쟁"이라면서도 원내 입장이나 사과 여부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논쟁은 정 원내대표가 다음달 3일 계엄 2주년에 소속 의원 109명을 대표해 대국민 사과에 나설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촉발됐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사과해도 지지율이 빠지고 안 해도 빠진다. 사과하면 핵심 지지층이 갈라져 내분이 커지고, 안 하면 (사과를) 안 한다고 당내에서 싸운다"며 "이 논의 자체가 해당행위이자 지도부 흔들기"라고 규정했다.

당내에서는 사과 필요성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매년 반복되는 사과에 대해선 공통된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이 4일 오후 열린 가운데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 TV 생중계가 송출되고 있는 모습. /박헌우 기자
당내에서는 사과 필요성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매년 반복되는 사과에 대해선 공통된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이 4일 오후 열린 가운데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 TV 생중계가 송출되고 있는 모습. /박헌우 기자

반면 원내 지도부는 사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사과 여부를 포함해 당일 어떤 메시지를 낼지 그 수위와 비중 등을 적절히 조절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12월 3일 어떤 입장을 낼지 고민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원내대표단과 중진 의원, 지도부 등과 상의하는 과정은 아직 없었다"며 "보도가 단정적으로 나가면서 (논의하기) 애매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추가 사과의 필요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매년 반복되는 사과에 대해선 공통된 우려가 제기된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에서 "12월 3일 계엄에 대해 저희들이 잘못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또 그것을 사과도 해 왔다. 앞으로 국민이 원하면 사과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런 식으로 무한반복된다고 하면 당내에 분란을 일으키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도부 일원인 신동욱 수석최고위원도 지난 4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매년 이렇게 (사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올해 하면 내년 원내대표도 해야 하냐"며 "작년에 송언석 원내대표가 절절히 사과하셨고 올해 또 할 것이냐의 문제는 정점식 원내대표가 정무적 판단을 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계엄 1주년 당시에도 사과 여부를 놓고 엇갈린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장 대표는 당시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라며 사실상 사과를 거부한 반면, 송언석 당시 원내대표는 별도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후 장 대표는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라고 입장을 밝혔고, 3월 의원총회에서 의원 전원 명의로 사과 결의문이 채택되면서 장 대표도 이름을 올렸다.

계엄 2주년을 둘러싼 당내 논쟁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포함한 국민의힘의 사법리스크와도 맞물려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의 당선무효형 선고가 유지됐다. 이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대선 당시 보전받은 선거 비용 397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오는 18일 선고를 앞둔 추경호 대구시장의 내란 관련 1심 판결도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underwat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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