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더십 타격에 대미투자·전작권 불확실성↑
"민주당, 핵비확산에 더 엄격"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을 모두 탈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에 따라 대미투자와 핵추진잠수함,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 한미 경제 및 외교·안보 현안도 불확실성 확대라는 영향이 불가피해진 형국이다.
5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미국 민주당은 상원의원 선거에서 전체 100석 중 최소 54석 이상을 확보해 다수당 지위를 가져가게 됐다. 반면 공화당은 44석 확보에 그치고 있다.
공화당 강세 지역인 텍사스와 캔자스,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지난 2022년 이후 4년 만에 상원을 탈환하게 됐다.
민주당은 하원 선거에서도 435석 중 과반인 237석을 확보, 147석을 확보한 공화당에 크게 앞서고 있다. 선거 전 전망대로 압승을 거두며 하원 권력도 다시 가져오게 됐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상원과 하원을 동시에 탈환한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20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 전면에 나서 선거운동을 주도했는데 완패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향후 국정운영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0여년간 미국 정치를 지배해온 극도로 낮은 지지율의 대통령에 대한 뼈아픈 심판이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화당의 패배가 "현대사에서 대통령에 대한 가장 단호한 심판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국정을 운영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게 되면서 그간 한국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추진해 온 대미투자와 핵추진잠수함, 전작권 전환 등 주요 현안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그간 한미 양국은 주요 현안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정상외교를 통해 실마리를 찾아 나간 전례가 있다. 지난 9월 유엔 총회 당시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전작권 전환을 의제로 제시하면서 진전을 이뤄낸 것이 한 예다. 이를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약화로 향후 각종 현안의 추진과정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는 평가다.

다만 사안별로 미국 국내 정치 및 대외 전략에서의 민감도가 다른 만큼, 각각에 미칠 영향력은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연관된 한국의 대미투자, 전작권 전환 등은 상대적으로 변수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 유치는 트럼프 행정부뿐 아니라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일관되게 추진해온 사안으로, 민주당 입장에서도 큰 흐름의 변화를 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의 투자 유치에 대해서는 방향성은 똑같다"며 "관세라는 정책은 정치적으로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폐지에 앞장설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전작권 전환 역시 한국의 방위비 분담 확대라는 큰 방향은 양측이 20년 이상 공유해왔기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미국 국내 정치에서 주목도가 떨어지는 사안이라는 점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와 달리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 추진 중인 핵추진잠수함은 부정적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평가다.
김 교수는 "핵추진잠수함과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은 한국 입장에서 숙원사업의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기회였다"며 "중간선거 이전에 진도를 많이 나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짚었다.
이어 "미 의회는 원래 트럼프 행정부보다 핵 비확산 규범에 엄격한 성향이 있었고,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그런 성향이 더욱 강하다"며 "(의회 차원에서) 더욱 꼼꼼하게 들여다보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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