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가족부도 분담안 추가 검토 필요
국회선 용역비 증액 추진

[더팩트ㅣ국회=김수민·서다빈 기자] 정부가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보존 비용을 국비로 부담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재원 문제로 막힌 이전·보존 협의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정부가 애초 경기도에 제시한 ‘국비 50%·도비 50%’ 분담안에서 국비 비중을 높일지가 최종 협약의 관건이다.
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성평등가족부는 건물을 옮겨 보존하는 데 얼마가 드는지 산정하기 위해 2027년도 예산으로 연구용역비 3억 원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용역비는 기획예산처 심의 과정에서 전액 제외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에는 담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손솔 진보당 의원이 용역비 반영을 촉구하자 "꼭 가을 예산에 증액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국가가 조성·관리한 시설인 만큼 보존에도 국가 책임이 우선돼야 한다는 손 의원의 지적에도 동의했다. 성평등가족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도 <더팩트>에 "보존에 필요한 사업비부터 따져야 한다며 국회 심사에서 용역비 증액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용역비를 확보하더라도 실제 이전·보존 비용을 중앙정부와 경기도가 어떻게 나눌지는 별도의 합의가 필요하다. 지난달 말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정감사에서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경기도의 재정 여건을 들어 국가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임광현 대통령비서실장은 중앙정부가 예산을 부담해도 된다는 얘기를 전달받았다며 "적극적으로 검토를 해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성평등가족부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에 구체적인 분담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 예산 지원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만큼 후속 협의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건물을 어떻게 보존할지에 대해서는 이미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진 상태다. 옛 성병관리소는 미군 기지촌 여성들을 성병 관리 명목으로 강제 수용했던 시설이다. 소요산 일대를 관광지로 개발하려던 동두천시는 건물 철거를 추진했고,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피해의 역사를 기억하려면 건물을 제자리에 남겨야 한다며 맞섰다. 양측은 지난 8월 25일 성평등가족부·국가유산청·경기도와 함께한 대화협의체 3차 회의에서 건물을 현 위치와 가까운 곳으로 통째로 옮겨 보존하는 데 뜻을 모았다.
최종 협약 체결이 미뤄진 것은 성평등가족부가 사업비의 절반을 경기도에 부담해 달라고 요청하면서다. 경기도는 국가가 주도한 성병 관리의 역사를 보존하는 사업인 만큼 중앙정부가 비용을 전액 지원하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도는 지난 8월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기도 했다.
공대위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국가사업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성평등가족부가 지난 6월 협의체에 보존·활용 예산 추계안을 제시했지만, 실제 이전비와 공사비는 내년에 정부가 용역을 발주해 따져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총사업비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도 몫부터 절반으로 정하는 것은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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