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불청객 취급받은 민주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거나 시민의 정책 제안에 답변하는 등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취지는 좋지만 종종 오해나 논란을 불러오기도 한다. 급기야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SNS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건 SNS 정치뿐 아니다. 지난 30일 마무리된 국정감사도 마찬가지다. 올해에도 역시 국감이 정쟁으로 얼룩졌다. 상임위 곳곳이 파행되기 일쑤였다. '민생국감', '정책국감'이 아닌 '막장국감', '맹탕국감'이었다는 부정적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보관돼 있던 투표함은 모두 반출됐다. 여야는 '올공'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번 주, 정치권에서 있었던 일들을 짚어본다.

◆실언? 의도 곡해?…李 논란에 엄호 나선 참모진
-이재명 대통령의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가정 혜택 등과 관련한 온오프라인 발언이 화제가 되던데.
-맞아. 이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에서 공공일자리 발굴과 관련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불러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은 안 된다. 전부 (자국에) 송금해 버린다"고 언급했어. 또 28일 SNS에서는 "다문화가족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을 넘어 우대까지 할 필요성이 큰 지, 우대제도 폐지가 필요한 지 등에 대해 지방정부와 협의는 물론 시행령 개정까지 포함해 깊이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어.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 예약 우선순위에서 다문화가족 산모가 국가유공자 및 유족 산모와 같은 2순위라는 점을 지적한 온라인 게시글을 인용하면서야.
-차별·혐오성 발언이라는 논란이 일자 이 대통령은 특기(?)를 살려 SNS에서 직접 대응에 나섰어. 특히 외국인 노동자 발언과 관련해서는 '외국인 노동자, 국가 경제에 도움 안 돼'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도움이 안 된다'는 말과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은 '크게' 차이가 있다"고 저격하고, 사과도 요구했어. 다문화가정 발언에 대해서도 "일부 정책의 과잉을 시정하는 것이 다문화가정에 대한 일반적 차별이나 혐오 유발 조치로 오인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반박했어.

-이번에는 청와대 참모진도 대거 지원사격에 나섰어.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은 28일 SNS에서 "일부 표현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참고할 사항들이 있지만, 앞뒤 맥락을 자르고 외국인 혐오 논란으로 이어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고, 김경자 사회수석도 '국적 차별 없는 이 대통령의 노동존중', '각국 정상들도 인정하는 이 대통령의 차별 없는 일터'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잇달아 작성하면서 대통령의 외국인 노동자 보호 의지를 부각시켰지.
-다음날에도 임호근 인구정책비서관은 "산후조리원 이용 우선순위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높여 모든 출산 가정이 공감할 수 있는 지원 체계로 개선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강유정 수석대변인도 "외국인 노동자가 핵심이 아니라, 질 좋은 농어업 생산적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주안점"이라고 설명했어. 또 "두 주제는 서로 다른 정책적 제안인 만큼 특정 단어보다는 발언의 맥락과 골자를 함께 고려해 주기 바란다"고도 했지.
-이 대통령은 특정 사안이나 논란에 대해 일상적으로 SNS로 소통하고 있지만, 이렇게 참모진이 대거 엄호에 나선 건 이례적이야. 다만 의미를 굳이 공들여 해석하지 않더라도 문제제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워딩은 애초에 자제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아. 특히 외국인 노동자 발언은 앞뒤 맥락을 고려해도 '국가 경제에 큰 도움은 안 된다'는 평가가 들어간 건 분명해 보이거든. 맥락을 강조한다고 문장의 의미가 없어지진 않잖아.

◆野 반발에 시작도 끝도 지연…올공 사태, 146일 만에 마무리 수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보관됐던 송파구 투표지 약 247만 장이 반출됐지?
-응. 이태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은 지난 28일 투표지 공개검증을 진행해 검증을 마친 투표지를 29일 새벽 선관위 창고로 옮겼어. 근데 검증을 시작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어. 특검과 국민의힘 의원, 참관인들이 공개적으로 충돌하면서 3시간 정도 지연이 됐지. 특검은 검증 과정에서 생중계는 허용하지 않겠다며 펜 기자를 제외한 영상·사진 기자들을 현장에서 내보내려 했고, 다른 한 편에서 공정성 확보를 위해 생중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야.
-그래서 어떻게 됐어?
-결국 녹화 영상을 촬영하는 것으로 합의가 됐지. 28일 오전 11시 49분부터 29일 0시 36분까지 약 13시간 동안 247만 표에 대한 정밀 임의 검증이 시행됐어. 특검팀이 재검표를 마친 투표용지를 반출하려고 하자, 국민의힘 소속 일부 의원과 참관인들이 투표용지 반출을 막으면서, 또다시 갈등이 불거졌어. 장 대표는 새벽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관위 특검은 투표함을 경찰과 작전이라도 하듯, 야반도주하듯 들고 사라졌다"며 "국민의 소중한 한 표를 살려낼 증거가 사라졌다.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어.
-올림픽공원 상태가 막을 내렸다고 봐야 하나?
-아니. 장 대표의 발언의 맥락을 보면 선관위 사태를 계속 이어가려는 것 같아. 장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도 "선관위는 이번 사건의 피의자다. 증거물을 피의자 손에 맡기는 수사는 없다"고 했어. 그리고 30일 고(故)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찾아서도 "중단하는 자는 승리하지 못 한다"는 메시지를 냈지. 다만 어쨌든 올림픽공원에서의 시위 흔적은 이번에 정리될 것으로 보여. 올림픽공원 현장엔 아직 집회용 텐트, 천막 같은 설치물이랑 근조화환이 줄줄이 서 있거든. 이걸 11월 5일까지 자진 정리하고 반출하라는 공지가 내려왔어.

◆"용기야, 전용기 타고 왔냐"…올공 불청객 된 민주당
-민주당 의원들은 올림픽공원에서 불청객 취급을 받았다면서.
-맞아. 지난 28일 박주민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올림픽공원 현장을 찾았는데,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이들을 향해 고성과 야유를 쏟아낸 거야.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할 때도 '빨갱이'라는 말과 거친 욕설이 들려왔어. 이동하는 의원들을 향해 거친 말들이 쏟아졌고, 누군가 전용기 의원을 향해선 "용기야, 전용기 타고 왔냐"라고 조롱하더라. 보수 성향 집회 참가자들로 추정되는데 신분을 떠나 사람을 조롱하는 행태는 잘못된 행동이지.
-민주당 의원들이 이곳에서 항의받은 게 처음은 아니야. 지난 6월 17일에도 천준호·임오경·전용기 의원이 같은 장소를 찾았다가 시위대의 항의를 받고 발길을 돌린 적이 있어. 당시에는 "빨갱이 꺼져라", "대통령 데리고 나와라"는 고성까지 나왔지. 넉 달 만에 다시 현장을 찾은 민주당은 이번에도 야유를 피하지 못한 거지.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어떤 입장을 밝혔어?
-철저하고 공정한 검증을 특검에 촉구했어. 이번 검증은 선거 결과를 다시 판단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객관적인 증거로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지. 장기간 이어진 점거로 공연과 체육행사가 취소되고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며 이번 검증을 계기로 점거 사태를 마무리해야 한다고도 촉구했어. 분명한 건,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대한 참석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는 점이야.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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