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오세훈 무죄로 촉발…국힘 차기 당권 시나리오 거론

  • 신진환 기자
  • 입력: 2026.10.31 07:36 / 수정: 2026.10.31 07:36
김태규 참석이 쟁점 된 청와대 국감
국감 끝나자 당정협의회 줄줄이 개최
오세훈(왼쪽)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등 야권 차기 주자들의 당내 영향력이 국민의힘 차기 당권 구도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오 시장과 한 의원이 지난 2024년 7월5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동행식당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 /더팩트 DB
오세훈(왼쪽)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등 야권 차기 주자들의 당내 영향력이 국민의힘 차기 당권 구도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오 시장과 한 의원이 지난 2024년 7월5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동행식당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 /더팩트 DB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吳 항소심 무죄 이후…국힘, 차기 당권 경쟁 조기 점화?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국민의힘 안팎에서 벌써 차기 당권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고?

-응. 내년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오 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등 차기 야권 주자를 둘러싼 당권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어. 두 사람 모두 직접 당권에 도전하기에는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야. 오 시장은 현직 서울시장인 데다, 한 의원은 국민의힘 복당 문제부터 풀어야 하는 상황이잖아. 그러다 보니 각자 측근이나 우호적인 중진을 내세운 '당권 대리전' 가능성까지 당내에서 언급되는 거지.

-양측의 분위기는 어때?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30일 오 시장과의 연대론에 대해 "민주공화정을 파괴하는 이재명 정권을 막고, 민주공화정을 지키고 발전시키겠다는 명분을 같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밝혔어. 다만 최근 한동훈계는 대리 당권 도전설에 강하게 선을 긋더라. 친한계 한 인사는 최근 통화에서 "말 그대로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밝혔어. 다만 한 의원이 당 중진들과 접점을 넓히는 움직임에는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야. 한 의원은 내달 3일 국민의힘 김기현·윤상현 의원과 함께 국회에서 정당개혁 관련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인데, 이 인사는 "정당개혁, 그중에서도 상향식 공천에 관해 논의하고, 영남과 수도권 중진이 함께하는 데 큰 의미가 있지 않느냐"고 설명했어.

오 시장 측에서는 초선 김재섭 의원 등이 잠재적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오 시장과 김 의원이 지난해 11월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 주택공급 절벽의 원인과 해법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남용희 기자
오 시장 측에서는 초선 김재섭 의원 등이 잠재적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오 시장과 김 의원이 지난해 11월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 주택공급 절벽의 원인과 해법'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남용희 기자

-오 시장 측에서는 김재섭 의원 등이 잠재적인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던데?

-맞아. 그런데 김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은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이고 정해진 별다른 입장은 없다"며 "오히려 주위에서 관련 얘기를 많이 언급하고 있어 떠들썩한 상황"라고 전했어. 그러면서 "오히려 민주당에서 엄청 경계한다고 하더라"고 덧붙였지.

-결국은 아직 가능성만 거론되는 단계라는 거네.

-그렇지. 오 시장과 한 의원 모두 당내 확고한 우군 세력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중진들도 어느 한쪽에 힘을 싣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야. 국정감사 이후 4선 이상 중진들의 회동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들이 향후 어떤 차기 주자와 손을 잡을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야.

국민의힘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여당에 공세를 펼쳤지만, 소속 의원들의 발언이 잇달아 논란이 되면서 정치적 성과가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왼쪽)이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공소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서영교 법사위원장에게 큰 목소리로 항의는 모습. /배정한 기자
국민의힘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여당에 공세를 펼쳤지만, 소속 의원들의 발언이 잇달아 논란이 되면서 정치적 성과가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왼쪽)이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공소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서영교 법사위원장에게 큰 목소리로 항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야당의 시간'인데…김태규 놓고 멈춰 선 청와대 국감

-국정감사 막판까지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네.

-이번에는 논란을 넘어 국감 진행 자체에 영향을 줬어. 지난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감에서 민주당은 김 의원의 과거 '전두환·윤석열 내란이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을 문제 삼아 사과와 운영위원 사임을 요구했어. 국민의힘은 해당 발언과 김 의원의 국감 참여는 별개라며 맞섰어. 결국 여야가 고성을 주고받으며 두 차례 정회했고, 저녁이 돼서야 김 의원이 남은 감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국감이 다시 진행됐어.

-청와대를 감사하는 자리인데 정작 야당 의원의 참석 여부가 쟁점이 된 거네.

-그게 국민의힘으로서는 아쉬울 수 있는 대목이야. 이날 국민의힘은 청와대 인사 문제와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골프 의혹, 증인·자료 제출 문제 등을 주요 쟁점으로 제기했어. 하지만 오후 상당 시간은 김 의원이 감사장에 앉을 수 있느냐를 놓고 여야가 싸우는 데 쓰였지. 정부를 상대로 공세를 펴야 할 '야당의 시간'에 오히려 야당 의원의 발언이 여당의 공격 소재가 된 셈이야.

지난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감은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을 둘러싼 여야 공방으로 상당 시간 진척을 보지 못했다. 사진은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전날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발언권 정지 등과 관련해 현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지난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감은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을 둘러싼 여야 공방으로 상당 시간 진척을 보지 못했다. 사진은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전날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발언권 정지 등과 관련해 현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국민의힘의 다른 '공격수'들도 비슷한 고민을 남긴 것 같아.

-주진우 의원도 이번 주 김혜경 여사의 골프 의혹을 제기하면서 대여 공세의 전면에 섰지만, 청와대와 민주당의 반박에 이어 고발전으로까지 번졌어. 주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서 거론된 리디아 고 측은 관련성을 부인했어. 이진숙 의원 역시 국감 중반에는 과방위 제척 문제 자체가 주요 정치 쟁점이 됐고. 강한 공세로 존재감을 키운 건 분명하지만, 정작 검증하려던 정부 현안보다 의원 개인의 언행과 자격 문제가 더 큰 뉴스가 되는 장면도 적지 않았던 거지.

-국감이 끝나면 이들의 역할도 달라질까?

-국감 이후 지켜볼 대목이야. 특히 김 의원은 원내수석대변인을 맡고 있어 국감 이후에도 당의 공식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이어가게 돼. 국감은 마무리됐지만 예산안과 주요 법안 심사 등 여야가 맞붙을 무대는 남아 있잖아. 국감에서 주목받은 '공격수'들이 강한 메시지를 계속 앞세울지, 아니면 정책과 예산 공세로 무게중심을 옮길지도 관심사야. 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과 의원 개인의 논란으로 정작 부각해야 할 현안이 가려지는 것은 다른 문제니까. 이번 국감은 그 경계를 어디에 둘 것인지 국민의힘에 과제를 남긴 것 같아.

민주당이 당정협의회와 정책 간담회를 잇달아 개최하는 등 정책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과세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는 이형일(왼쪽에서 세번째)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배정한 기자
민주당이 당정협의회와 정책 간담회를 잇달아 개최하는 등 정책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과세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는 이형일(왼쪽에서 세번째)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배정한 기자

◆국감 끝나기만 기다렸나…민주당 '당정협의회 러시'

-국회 국정감사가 지난 30일 막을 내렸지. 한 달 가까이 이어진 국감 기간에는 의원들의 다른 의정활동도 사실상 최소화됐다며?

-맞아. 국감이 열리는 날에는 의원들이 온종일 상임위원회에 묶여 있는 경우가 많잖아. 민주당도 의원들의 국감 일정을 고려해 당 최고위원회의나 국정감사 대책회의를 오전 9시로 앞당겨 진행하는 등 회의 시간을 조정했어. 국감 준비부터 질의, 자료 검토까지 이어지다 보니 의원실마다 다른 일정을 소화할 여유가 많지 않았던 거지.

-의원들뿐 아니라 보좌진들도 국감이 끝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겠다.

-그렇지. 국감 기간에는 새벽을 넘겨 퇴근하는 보좌진들도 적지 않다고 해. 의원 질의자료를 준비하고 피감기관에서 제출한 자료를 검토하다 보면 밤을 새우는 일도 생기니까. 국감이 끝나면 그동안 쓰지 못했던 휴가를 사용하거나 잠시 숨을 돌리려는 보좌진들도 많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국감이 끝나기를 기다린 건 보좌진뿐만이 아니었다며?

-응. 민주당도 국감 막바지부터 당정협의회와 정책 간담회를 잇달아 개최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아무래도 국감 기간에는 정부 부처 장관들이 피감기관장으로 출석해야 하고, 의원들도 상임위 일정에 집중해야 하잖아. 당정이 한자리에 모여 정책을 논의할 시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던 거지. 국감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그동안 미뤄뒀던 정책 논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야.

국회 국정감사가 지난 30일 막을 내리면서 밤늦게까지 질의자료 준비와 자료 검토에 매달렸던 보좌진들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사진은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장 앞 피감기관 대기실이 직원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국회 국정감사가 지난 30일 막을 내리면서 밤늦게까지 질의자료 준비와 자료 검토에 매달렸던 보좌진들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사진은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장 앞 피감기관 대기실이 직원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지난 28일에는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참석한 가상자산 과세 관련 당정협의회가 열렸고, 같은 날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한 국토교통위원회 당정협의회도 진행됐어. 29일에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한 문체위 당정협의회에 이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퇴직연금 기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당정협의회도 열렸지. 30일에는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가상자산사업자들과 간담회까지 가졌어. 사흘 동안 당정협의회와 정책 간담회가 줄줄이 이어진 셈이지.

-국감 기간에는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책임을 따지는 데 무게를 뒀다면, 이제는 당정이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야. 특히 정기국회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예산안과 법안 심사 등을 앞두고 당정 간 정책 조율의 필요성도 커진 상황이지. 보좌진들에게 국감 종료가 잠시 숨을 고를 기회라면, 민주당에는 밀린 정책 현안을 챙길 출발점이 된 셈이야.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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