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들 움직임 빨라지나…吳·韓 사이 셈법 복잡

  • 김수민, 김시형 기자
  • 입력: 2026.10.30 00:00 / 수정: 2026.10.30 00:00
윤상현·김기현 행보 주목…친한계는 '대리주자론' 선 긋기
국감 이후 중진 회동 가능성…당 변화·총선 준비 요구도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등 야권 차기 주자들의 당내 영향력이 국민의힘 차기 당권 구도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한동훈 무소속 의원(오른쪽)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24년 7월5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동행식당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더팩트 DB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등 야권 차기 주자들의 당내 영향력이 국민의힘 차기 당권 구도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한동훈 무소속 의원(오른쪽)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24년 7월5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동행식당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더팩트 DB

[더팩트ㅣ국회=김수민·김시형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을 둘러싼 중진들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내년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등 야권 차기 주자들의 당내 입지에 관심이 쏠리면서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 8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가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쥐는 만큼, 유력 주자들과 접점을 넓히려는 당내 중진들의 물밑 움직임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항소심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판단이 뒤집히면서 사법리스크를 어느 정도 덜어낸 오 시장과 한 의원 간 '당권 대리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오 시장 측에서는 항소심 선고 당시 법원을 찾았던 중진 윤상현 의원과 친오계 핵심으로 꼽히는 초선 김재섭 의원 등이 잠재적 당권 주자로 거론된다.

다만 당내에서는 오 시장의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한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사건인 데다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고 여권에서 압박을 하고 있기 때문에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당내 개혁파가 최근 한풀 꺾였었는데, 개혁파로 꼽히는 큰 축이 무너지지 않고 버텼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과의 연대 대상으로는 5선 김기현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한 의원은 지난 6월 김 의원이 회장인 국회 연구모임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가입했으며, 두 사람은 서로의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교류를 이어왔다. 복당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의원이 직접 전대에 나서기 어려운 만큼 김 의원이 우호적인 당권 주자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한 의원 측에서는 당권 대리인을 내세운다는 구상 자체에 선을 긋는 분위기다. 친한계 한 인사는 "말 그대로 소설이고, 시기상조일 뿐 아니라 범보수 연대를 논하기에도 조건이 붙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근 이준석 의원의 공세 행태 등 야권 내 이간질을 극복해야 하고, 중진들이 합심해 한동훈을 당 바깥에 계속 두고 오세훈계를 꼬드기는 것도 극복해야 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8월 전당대회를 바라보는 중진들의 구상도 이들의 입지와 맞물려 한층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사진은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아레나 건립 현장 점검을 마친 뒤 창동역 일대 먹자골목 상권을 살피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내년 8월 전당대회를 바라보는 중진들의 구상도 이들의 입지와 맞물려 한층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사진은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아레나 건립 현장 점검을 마친 뒤 창동역 일대 먹자골목 상권을 살피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그러면서도 한 의원은 당 중진들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내달 3일 국회에서 김기현·윤상현 의원과 함께 정당개혁 관련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친한계 인사는 "수도권 및 영남 중진과 함께 정당개혁, 그중에서도 상향식 공천 개혁 관련 논의를 한다는 데 의의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내에서는 오 시장과 한 의원 모두 차기 당권 구도를 좌우할 만큼 확고한 중진 세력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진들 역시 아직은 특정 주자에게 힘을 싣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며 이해득실을 따지는 분위기다. 한 당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그냥 상황을 지켜보고 있고, 오히려 여당에서 더 경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 대표의 연임 도전 여부와 나경원·안철수 의원 등의 행보도 중진들의 판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국정감사 이후 4선 이상 중진들의 회동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당내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국감이 끝났으니 이제는 (중진들이) 만나야 할 것"이라며 "총선 준비를 위해 여러 가지로 변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 일각에서는 유력 주자의 부상에 따라 움직이는 중진들의 행태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정 주자의 세력화 여부를 지켜보다가 당권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면 유리한 쪽에 합류해 공천을 확보하려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 관계자는 "소위 말해 '대장'만 찾아다니는 중진들의 행태는 우리 당에서 십수 년간 이어온 고질적인 병"이라며 "겉으로는 조용히 있다가 공천받기 위해 당권 잡는 쪽에 기생하고, 또 선수를 채우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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