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여론 앞세워 대여 압박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국민의힘이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에 '총력 저지'를 선언한 가운데, 수적 열세 속에서 필리버스터와 여론전을 병행해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적 부담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를 사법부에 대한 압박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진행하겠다는 국정조사는 한 사람에 대한 집요하고 악독한 폭력"이라며 "우리 야당은 결코 동의할 수도, 가담할 수도 없다. 국민의힘은 이 야만적인 폭력에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다음 달 5일 본회의 보고를 목표로 국조 추진에 나선 데 따른 대응이다. 의혹 규명을 명분으로 내세운 민주당에 맞서, 국민의힘은 여당이 원하는 판결을 끌어내기 위해 사법부를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을 부각하는 모습이다.
최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실제 국조 계획서가 올라오면 필리버스터를 비롯해 가능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장외투쟁에 대해서는 아직 관련 논의가 없다면서도 "필요하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 대응을 우선하되 민주당의 추진 상황에 따라 대응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필리버스터 시점은 요구서 보고 이후 조사계획서가 본회의에 상정될 때가 될 전망이다. 요구서 보고는 표결 절차가 아니며, 이후 조사를 맡을 위원회와 활동 기간, 조사 범위 등을 담은 계획서를 마련해 본회의 의결을 거치게 된다.
한 원내 핵심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5일은 요구서를 보고하는 것이고, 필리버스터는 계획서가 올라올 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조가 진행될 경우 대응 방향에 대해 "상임위에서 하든 국조특위가 구성되든 싸울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참여 방식에 대해선 "여러 가지 변수가 있을 수 있어 그때 가서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필리버스터에 나서더라도 수적 열세는 부담으로 남는다. 민주당이 추진 방침을 유지할 경우 원내 대응만으로 국조를 막기는 쉽지 않다는 게 당내 인식이다. 이에 따라 국회 안에서 시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여론을 통해 민주당을 압박하는 데 공세의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다른 원내 관계자는 "국민들과 함께 저항해야 한다"며 "여론의 흐름이 우리 당에게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 대법원장 탄핵에 반대하는 여론을 강조하며 최근 당 지지율 상승도 민주당의 강경 행보에 대한 반발로 해석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조 대법원장 탄핵 반대가 찬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 탄핵 반대는 50.3%, 찬성은 32.0%였다. 중도층에서도 반대 51.1%, 찬성 35.4%로 집계됐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3.4%p 오른 40.5%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같은 폭으로 하락한 31.5%로, 양당 격차는 9.0%p였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지지율 상승세와 탄핵 반대 여론을 대여 공세의 동력으로 삼을 여지가 생긴 셈이다.
향후 원내 전략은 조사계획서 협의 과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국조 철회를 요구하면서도 조사 범위와 위원회 구성 등에 당의 입장을 반영할지, 국조가 시작되면 참여해 민주당 주장에 맞설지 등이 관심사다. 지도부가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도 구체적인 방식은 열어둔 만큼, 요구서 보고 이후 여야 협의가 국민의힘 대응 수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KSOI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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