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무죄에 힘 받는 비주류…구심점 놓고는 다른 셈법

  • 김수민, 이하린 기자
  • 입력: 2026.10.26 00:00 / 수정: 2026.10.26 00:00
사법 부담 덜어낸 오세훈…비주류 재편 변수로
지도부 견제엔 공감대…한동훈 중심 결집과는 별개
오세훈 서울시장의 23일 항소심 무죄 선고로 국민의힘 비주류가 세를 넓힐 여지가 커졌다. 사진은 정치자금법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판을 마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임영무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23일 항소심 무죄 선고로 국민의힘 비주류가 세를 넓힐 여지가 커졌다. 사진은 정치자금법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판을 마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이하린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국민의힘 비주류의 구심점을 둘러싼 셈법도 복잡해졌다. 장동혁 대표의 강경 노선을 견제할 동력이 커졌다는 기대와 함께 오 시장과 한동훈 의원 간 주도권 경쟁 가능성도 거론된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판결이 오 시장의 사법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보수 진영의 유력 대권 주자로서 입지를 한층 굳히는 계기가 됐다는 당내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오 시장이 서울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며 "리스크를 털어내고 탄력을 받았으니 우리 당으로서는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이어 "비호감도가 상당히 낮다는 장점도 있다"며 오 시장의 확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비주류에선 오 시장의 선고가 당의 외연을 중도층까지 넓히고 지도부를 견제할 세력을 규합하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경남(PK) 지역구의 한 의원은 "우리 당이 중도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정당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극단적인 노선만 계속 취해 왔기 때문에 스스로 조금 고립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판결을 "큰 맨틀 하나가 움직인 것"에 비유했다.

친한계도 오 시장의 무죄를 반겼다. 한 친한계 의원은 "합리적 중도 보수가 국민의힘을 이끌어야 한다"며 "한 의원과 함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오 시장이 함께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향후 비주류 내 주도권 경쟁보다는 당장의 지도부 견제와 중도 확장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장동혁 대표의 강경 노선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비주류의 주도권을 놓고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은 한동훈 무소속 의원(오른쪽)과 오세훈 서울시장. /이새롬 기자
장동혁 대표의 강경 노선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비주류의 주도권을 놓고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은 한동훈 무소속 의원(오른쪽)과 오세훈 서울시장. /이새롬 기자

또 다른 친한계 의원도 당장 개인별 유불리를 따질 때는 아니라며 "파이를 키우는 게 중요하지, 누구한테 득이고 실인지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세력이 함께 움직이는 것과 하나로 합치는 것은 구분하면서, 각자 경쟁하되 장 대표 측과는 선을 그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비주류의 연대가 곧 한 의원 중심의 결집으로 이어질지는 별개다. 오 시장이 사법 부담을 덜어내면서 당내 세력 간 경쟁 구도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오 시장이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했다면 친오계는 친한계로 향했을 것"이라며 "친한, 친오, 친장이 각자 세력이고 서로 견제하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일종의 '삼분지계'다. 우리 지지자들이 우리 당을 지지할 이유가 늘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당분간 각 세력이 서로의 지분을 인정하는 공존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음 선거에서 패배하면 장 대표 역시 정치적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각자의 지분을 인정하면서 갈 것"이라는 것이다. 대선 경선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하더라도, 당장은 서로 견제하면서 각자의 입지를 인정하는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의원 복당에 미칠 영향을 놓고도 온도차가 있다. PK 지역구 의원은 오 시장이 한동훈·이준석·유승민 등과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만큼, 무죄를 계기로 통합 메시지를 이어갈 정치적 존재감을 유지하게 됐다고 봤다. 당이 한층 유연해지는 것이 한 의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반면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오 시장은 시장의 역할을 해야 한다. 다시 당무에 개입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 의원 복당에도 "장 대표가 있는 동안에는 가능성이 작다"고 했다.

지도부가 곧바로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에 선을 긋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당이 하나로 단합해 대여 투쟁을 잘하고 있다"며 "잘 가고 있는데 문제가 생길 일이 있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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