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2호기 기준 연 최대 3806억 추가 비용 추산
박해철 "원전 PPA 불허 명확히 해야"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정부가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특정 기업에 직접 공급할 경우 일반 소비자의 전기요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원전 직접 공급에 반대했던 기존 입장과 달리 최근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2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후부는 지난 22~23일 원전 전력구매계약(PPA) 허용에 대해 "평균 전력구입단가 상승 및 소비자 요금부담 증가 요인"이라고 밝혔다.
PPA는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가 계약을 맺고 전력을 거래하는 방식이다. 원전 PPA가 허용되면 특정 기업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전 전력을 확보하는 대신, 다른 소비자들의 전력 공급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후부는 지난 3월 원전 전력의 직접 공급을 허용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 검토 보고서에서 "저렴한 원전 전력을 특정 소비자에게만 독점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전기사업법 취지와 배치된다"며 "동의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다른 관련 법안에 대해서도 특정 사업자가 저렴한 전력만 선별적으로 확보하는 '체리피킹' 문제와 국가 전력 수급 관리 차질을 지적했다.
그러나 이달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에서는 원전 PPA 허용에 대해 '신중 접근 필요'라는 입장을 제시했다. 메가특구법안에 담긴 직접 PPA 허용 조항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직접 PPA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실제 기후부는 지난 14일 메가특구법안의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 면제 조항에 대해 "부처 조율 결과 수용"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실은 원전 직접 공급 역시 향후 정부 입장이 바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원전 전력을 특정 기업에 독점 공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도 상당한 것으로 추산됐다. 박 의원실이 한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월성 원전 2호기의 연간 발전량 48억kWh를 특정 기업에 전용하고 이를 LNG 복합발전으로 대체한다고 가정하면 추가 구입비는 2025년 단가 기준 3806억 원, 올해 상반기 기준 2827억 원으로 계산됐다.
이는 원전과 LNG 발전의 구입단가 차이를 적용한 추정치로, 실제 비용은 전력 공급 구조와 대체 발전원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난 7월 발의된 원전 직접 공급 관련 법안에는 첨단산업에 전력 구입 차액을 재정으로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의원실은 해당 지원이 시행될 경우 원전 설비용량 1GW당 연간 약 8105억 원의 재정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해철 의원은 "기후부가 요금 인상을 서면으로 인정하고도 '신중'이라는 말에 머무르면, 메가특구법 '전력기금 부담금 면제'처럼 결국 '수용'으로 가는 길을 열어두는 것"이라며 "가동 중인 원전과 신규 원전 모두 PPA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정부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 직접 PPA는 이미 132건, 1,451MW로 늘었다"면서 "기업의 전력 수요는 재생에너지 PPA와 지역별 요금제 등 다른 길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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