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영, 국감 증인 불출석하고 AG 참석
김재원 "어떤 조치 취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산하 서울특별시장애인체육회 임원의 지방보조금 편취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된 이후에도 징계요구권 행사를 유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오는 11월 징계요구 절차를 추진할 계획인 가운데, 관리·감독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대한장애인체육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감사원·서울시 감사위원회 감사결과 등을 분석한 결과,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서울시장애인체육회 정희영 부회장의 비위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도 관계기관의 환수·징계·수사 절차 등을 고려해 징계요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6월 확정한 감사 결과에서 정 부회장이 자신이 소속된 숭실사이버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서울시장애인체육회 간 연구·평가용역 계약에 관여하면서 지방보조금 1128만722원을 편취한 사실을 확인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2023년과 2024년 체결된 두 건의 용역을 사실상 단독으로 수행하면서 계약상 참여 연구원들에게 지급된 인건비를 본인과 조카의 계좌로 돌려받았다. 돌려받은 금액은 총 2413만3224원이다. 감사원은 이 가운데 정 부회장이 실제 수행한 용역에 해당하는 인건비를 제외한 1128만722원을 편취액으로 판단했다. 이에 서울시에는 보조금 환수 방안 마련을, 교육부에는 정 부회장에 대한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요구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시도지회 운영규정'에 따라 산하 단체 임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서울시의 환수조치와 교육부의 징계, 수사기관의 수사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해 징계요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지난 7월 대한장애인체육회가 받은 법률자문에서는 형사수사가 진행 중이더라도 징계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다만 징계사유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즉각적인 징계요구에 나설 경우 절차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도 나왔다. 법률자문은 자체 사실조사와 관련 자료 확보, 중점관리대상 지정 및 정기 보고체계 구축 등을 우선 추진하도록 권고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지난 7월 27일 서울시장애인체육회에 정 부회장을 감사원 처분과 직접 관련된 업무에서 배제하고 대리자를 지정하도록 요구했다. 업무배제 대상에는 지방보조금 환수 대응, 감사자료 제출 및 사실관계 확인, 관계기관 협의, 징계·수사 대응과 관련 결재·의사결정 등이 포함됐다. 다만 일반적인 기관 운영이나 대외활동까지 제한하는 조치는 아니었다.
이어 9월 9일에는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의 적정성과 이행상황을 재점검하고, 미비사항이 있을 경우 필요한 조치를 보완하도록 요구했다. 서울시의 보조금 환수집행 현황과 교육부 및 수사기관 대응 현황 등 관련 자료도 같은 달 30일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그러나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지난 16일 작성한 '서울특별시장애인체육회 감사원 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 현황'에 따르면, 서울시장애인체육회는 징계 등 별도의 대응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지난 10월 2일에도 서울시장애인체육회에 감사원 처분에 따른 후속조치 이행계획을 요청했지만, 환수 외 추가 계획은 제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정 부회장에 대한 징계 등 별도의 대응계획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제출받지 못하자, 오는 11월 초 법제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요구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감사원 감사 결과가 지난 6월 확정된 이후 약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 부회장에 대한 징계요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대한장애인체육회의 관리·감독 조치가 실제로 어떻게 이행됐는지도 불분명하다. 의원실에 제출된 자료에는 법률자문에서 권고한 자체 사실조사와 증거 확보 등의 구체적인 이행 실적이 제시되지 않았다. 7월 업무배제 요구 이후 대리자 지정과 결재권한 조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해당 조치의 이행 여부를 별도로 점검했는지 등에 관한 결과도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시 감사위원회 역시 서울시장애인체육회의 직원 채용 과정에서 심사위원 선정과 응시자격 확인, 서류심사 등 채용업무 전반에 걸친 부적정 사항을 확인했다. 서울시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정 부회장을 비롯해 특정 응시자와 학연 또는 업무상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들이 채용심사에 참여했다. 당시 대학 3학년 재학생이던 응시자는 졸업예정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최종 합격했다. 또 다른 응시자는 자격점수 산정 오류로 면접심사 기회를 얻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서울시장애인체육회에 기관경고와 채용 관련 후속조치를 요구하고, 점수 산정 오류 및 관리·감독 소홀에 책임이 있는 직원과 사무처장에 대해서는 경징계를 요구했다.
연구용역과 채용 과정에서 각각 부적정 사항이 확인된 가운데,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산하 단체의 내부통제 문제를 파악하고 기존 조사·감사 권한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행사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장애인체육회 정 부회장과 권익태 사무처장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2026 아이치·나고야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정 부회장은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업무배제 요구가 감사 관련 업무에 한정되면서 서울시 대표 자격으로 대회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 감사에서 지방보조금 편취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도 대외활동은 제한되지 않은 것이다.
김재원 의원은 "감사원은 지방보조금 편취를 확인했고,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채용 과정의 위법·부적정 사항을 밝혀냈다. 그런데 정작 감독 책임이 있는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징계요구를 유보하고 감사 관련 업무만 제한했다"며 "중대한 비위가 확인됐는데도 해당 임원이 기관 운영에 계속 관여하고 있다는 정황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감독기관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징계요구를 유보했다고 해서 관리·감독 책임까지 유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한장애인체육회는 공문 몇 장 보낸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체 사실조사와 증거 확보, 직무배제 이행점검 등 실제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감독기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감사 결과가 나와도 현장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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