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수습하다 본인도 구설…김민석, 지지율 반등보다 급한 '집안 단속'

  • 정채영·서다빈 기자
  • 입력: 2026.10.20 00:01 / 수정: 2026.10.20 00:01
추미애 발언 논란에 직접 사과·수습
순창 과잉의전 이어 응급환자 주차 논란
부승찬 유사 발언까지…당내 기강 시험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순창 지역축제 과잉의전 논란에 이어 순직 소방관 조문 당시 차량 주차 문제로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달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피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김 대표. /서예원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순창 지역축제 과잉의전 논란에 이어 순직 소방관 조문 당시 차량 주차 문제로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달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피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김 대표.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국회=정채영·서다빈 기자] 취임 100일 내 당 지지율을 10%포인트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예상치 못한 악재에 직면했다. 추미애 경기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 논란이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김 대표 본인도 과잉의전 논란에 휩싸이면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가 최근 잇따른 논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당내 기강 관리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추 지사의 발언에 당을 대표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이후 김 대표 본인도 순창 지역축제 과잉의전 논란으로 사과했다. 여기에 순직 소방관 조문 당시 차량 주차 문제까지 불거지며 논란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 18일 경기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방문한 김 대표가 탑승했던 차량이 순천향대 부천병원 내 응급환자 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민주당은 해당 차량이 김 대표의 수행 차량이 아닌 김태선 비서실장의 차량이라고 해명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19일 입장문을 통해 운전자가 병원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주차했으며, 응급환자 전용구역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뒤 30분이 채 지나기 전에 차량을 이동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원칙을 준수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김 대표는 지난 15일 순창 지역축제에서 과잉의전 논란에 휩싸인 지 불과 사흘 만에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당시 가수 공연 도중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한 일로 비판이 이어지면서 18일 직접 사과했지만 하루 만에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진 셈이다.

추 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 논란도 아직 수습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 대표가 당을 대표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지난 18일 민주당 경기도당은 긴급회의를 열고 추 지사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재차 요구했다. 추 지사는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최근 저의 발언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소방관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같은 당 부승찬 의원이 추 지사의 발언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이게 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먹는 거 아니냐"고 말하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부 의원은 소방 예산의 약 90%를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현실을 지적한 취지였지만,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사과를 요구하는 등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면서 국정감사가 잠시 중단됐다. 김 대표는 이날 부 의원에게 엄중 경고하고,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해당 발언의 경위에 대한 직권조사를 명령했다.

추미애 경기지사가 소방 재정 빨대 발언 논란과 관련해 소방관들에게 재차 사과한 가운데 민주당은 추 지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사진은 부천 공장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 영결식 19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부천체육관에서 엄수된 가운데, 추 지사가 운구차가 노제를 위해 떠나기 전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 /박상민 기자
추미애 경기지사가 '소방 재정 빨대' 발언 논란과 관련해 소방관들에게 재차 사과한 가운데 민주당은 추 지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사진은 부천 공장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 영결식 19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부천체육관에서 엄수된 가운데, 추 지사가 운구차가 노제를 위해 떠나기 전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 /박상민 기자

민주당 지도부는 추 지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19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소방공무원에 대한 위로와 제도적·재정적 보완에 우선 집중하겠다며 추 지사 관련 논의는 이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도 논란을 정치적으로 확대하기보다 소방 재정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추 지사가 사과한 만큼 징계까지 필요한지는 신중하게 볼 문제"라며 "논란을 정치적으로 확대하기보다는 사과를 받아들이고 사안의 본질인 소방 재정 부담과 처우 개선 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징계 여부와 별개로 당 소속 광역단체장과 의원의 발언 논란에 이어 김 대표 본인까지 구설에 오르면서 지도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는 피할 수 없게 됐다. 민생과 외연 확장을 통한 지지율 반등에 앞서 당내 기강 확립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모습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정청래 대표 시절에는 당내 갈등과 계파 간 충돌이 문제였다면, 김민석 대표 체제에서는 지도부의 리더십과 정무적 판단 능력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국무총리 시절은커녕 과거 최고위원 시절보다도 정치적 무게감이 떨어진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발언의 수준이나 잇단 구설, 논란에 대처하는 방식 모두 집권 여당 대표로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은 민생 현장 행보를 통해 지지율 반등을 모색하기보다 흔들리는 당내 기강과 리더십을 바로잡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당을 수습해야 할 김 대표 본인이 오히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는 물론 당대표로서의 정치적 생명력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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