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유홍준, 친일파 유묵 셀프 전시에 "제 불찰…사죄"

  • 신진환 기자
  • 입력: 2026.10.19 15:29 / 수정: 2026.10.19 15:29
"국민과 역사 앞에 큰 심려 끼쳤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있다. /국회=남용희 기자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있다. /국회=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자신이 소장한 친일파 글씨가 박물관 특별전에 전시된 것에 대해 "제 불찰"이라며 사과했다.

유 관장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그동안 국민께서 박물관에 보내주신 깊은 신뢰와 박물관 직원들의 노력에 쌓아 올린 가치가 제 중대한 불찰로 한순간에 무너졌다"라며 "그 어떤 학술적 취지나 설명도 국민께서 느끼실 실망감 앞에서는 핑계가 될 수 없다"라고 했다.

유 관장은 발언대 앞으로 나와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철저하지 못한 고증으로 친일파의 글씨가 애국지사의 유묵으로 잘못 전시돼 국민과 역사 앞에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라며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유 관장은 애국지사와 유족에게도 "고증 오류로 인해 독립운동의 명예와 유족분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입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유 관장은 "관장 개인 소장품을 비롯한 논란으로 국민적 비판을 받게 만들었다"라며 "직원들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도 했다.

유 관장은 "전시 철수와 검증 결과 발표 시 대국민 사과를 올린 바 있으나 당시 관장 개인 소장품임을 떳떳하게 밝히지 못했다"라며 "미술사학자로 살아온 저의 실수를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한 것은 저의 중대한 착오이자 불찰이었다"라고 했다.

유 관장은 "이 모든 과정에서 상처받으셨을 박원근 지사(1912~1950) 유족분들과 박물관과 저 개인에 대해 실망하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라고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전시된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한 그릇의 밥도 나라의 은혜다)' 작품이 애국지사 박원근의 유묵이 아니라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1874~1959)의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해당 작품을 철거했다. 특히 이 유묵이 유 관장의 개인 소장품으로 확인되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월 13일과 9월 10일 박물관 측에서 사과했을 때 왜 소장자가 본인임을 밝히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유 관장은 "제가 미술사로서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을 주저했다. 그게 저의 큰 실책이었다"라고 답했다.

유 관장은 또, "저는 전시가 끝나면 제가 원했던 기관으로 기증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라며 "기관장으로서 이것이 맞나 안 맞나를 섬세하게 따지지 못한 것은 제 큰 불찰이지만 제 속마음에는 순수한 동기가 있었음을 말씀드린다"라고 했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친일파 작품을 애국지사의 글씨라며 애초 전시 품목에도 없었던 것을 관장이 추천했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박물관 8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박물관 역사에 씻기 어려운 오점을 관장이 남겼다"라고 꾸짖으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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