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음저협, 직원 PC는 '186만원' 회장실 맥북은 '1867만원'

  • 서다빈 기자
  • 입력: 2026.10.15 11:25 / 수정: 2026.10.15 11:25
구매 내역엔 '회장실 업무용'…협회 "로컬 LLM 구축용" 해명
김재원 "AI 구축 명분만으로 정당화 못 해…적정성 점검해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이시하 회장 취임 이후 회장실 업무용 컴퓨터 한 대를 구매하는 데 1800만원이 넘는 예산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5월 18일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이시하 음저협 회장(왼쪽)이 송재철 작가에게 감사패를 전하는 모습.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이시하 회장 취임 이후 회장실 업무용 컴퓨터 한 대를 구매하는 데 1800만원이 넘는 예산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5월 18일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이시하 음저협 회장(왼쪽)이 송재철 작가에게 감사패를 전하는 모습.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이시하 회장 취임 이후 회장실 업무용 컴퓨터 한 대를 구매하는 데 1800만 원이 넘는 예산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구매한 신입직원용 PC 가격의 약 1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특히 구매 내역에는 '회장실 업무용 노트북'으로 기재돼 있지만, 협회는 해당 장비가 인공지능(AI) 시스템 구축용이라고 설명해 구매 목적과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된다.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음저협은 지난 7월 27일 애플코리아와 수의계약을 맺고 '회장실 업무용 노트북' 1대를 1867만 2000원에 구매했다.

구매한 제품은 애플의 16인치 맥북 프로로, M5 Max 칩(18코어 CPU·40코어 GPU)에 128GB 메모리와 8TB 저장장치를 탑재한 고사양 모델이다. 여기에 나노 텍스처 디스플레이와 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파이널 컷 프로'(Final Cut Pro), 음악 제작 프로그램인 '로직 프로'(Logic Pro), 애플케어까지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장실 노트북 구매 금액은 같은 해 구입한 임직원용 PC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음저협은 지난 3월 13일 임원용 태블릿PC 13대를 총 1552만 2000원에 구매했다. 한 대당 약 119만 원으로, 회장실 노트북 한 대의 가격이 임원용 PC 15대 가격을 웃도는 수준이다.

신입직원용 PC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음저협은 지난 4월 22일 신입직원용 조립 PC 25대를 총 4651만 7000원에 구매했다. 1대당 약 186만 원으로, 회장실 컴퓨터 한 대를 구매하는 데 신입직원용 PC 10대에 해당하는 비용이 투입된 것이다.

더욱이 해당 장비의 구매 목적을 둘러싼 의문도 제기된다. 음저협이 제출한 구매 내역에는 해당 제품의 용도가 '회장실 업무용 노트북'으로 명시돼 있다. 그러나 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에 '협회 로컬 LLM(거대언어모델) 구축용으로 회장실에 비치한 장비'라고 해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매 당시부터 로컬 LLM 구축을 계획했다면 관련 사업계획과 장비 선정 근거가 구매 심사 및 승인 과정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특히 고가 장비 구매 논란 속에 협회가 AI 시스템 구축을 구매 목적으로 내세우면서, 당초부터 해당 용도로 구매한 것이 맞는지, 사후적으로 구매 목적을 정당화하기 위한 해명은 아닌지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음저협은 과거 회장들의 과도한 업무추진비와 품위유지비, 고가 물품 구매 의혹 등으로 방만한 예산 집행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라며 협회는 구매 경위와 실제 활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문체부는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정한 기자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음저협은 과거 회장들의 과도한 업무추진비와 품위유지비, 고가 물품 구매 의혹 등으로 방만한 예산 집행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라며 "협회는 구매 경위와 실제 활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문체부는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정한 기자

로컬 LLM은 외부 클라우드 서버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컴퓨터에서 AI 모델을 구동하는 방식이다. 모델의 규모와 용도에 따라 고성능 장비가 필요할 수 있다. 다만 협회가 구체적으로 어떤 AI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해당 제품을 구매했는지, 협회 전체의 시스템 구축용 장비를 회장실에 비치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구매 사양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해당 노트북에는 128GB 메모리와 8TB 저장장치뿐 아니라 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파이널 컷 프로'와 음악 제작 프로그램인 '로직 프로'까지 포함됐다. 두 프로그램은 일반적인 로컬 LLM 구동에 필수적인 소프트웨어는 아니다. 협회가 밝힌 AI 시스템 구축 목적과 이들 프로그램의 구매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별도의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는지도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이처럼 회장실 노트북 한 대에 일반 직원용 PC의 약 10배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된 데다 구매 목적에 대한 설명까지 달라지면서, 업무상 필요성이 충분히 검토된 구매였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협회 예산이 회장 개인의 편의를 위해 과도하게 집행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재원 의원은 "음저협은 과거 회장들의 과도한 업무추진비와 품위유지비, 고가 물품 구매 의혹 등으로 방만한 예산 집행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라며 "이런 관행을 청산하겠다며 취임한 이시하 회장이 직원용 PC 10대 값의 장비를 회장실에 들여놓은 것은 과거의 병폐를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구축이라는 명분만으로 정당화할 일이 아니다"라며 "협회는 구매 경위와 실제 활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문체부는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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