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美 관계 등 '외교 문제'도 연일 부각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녹록지 않은 내치 정국에 처한 이재명 정부가 고강도 '외풍'에 직면하면서 정부를 뒷받침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과거부터 진보 정부를 괴롭혀 온 북한 도발 문제에 더해, 전통적 우방국들과의 마찰도 표면화하면서 원활한 내치를 위한 국정동력 확보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반등세에 접어들지 못하면서 당정도 추가적인 국정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한 민주당 인사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난 6·3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하락 폭을 키운 이 대통령 지지율의 회복세가 요원하다"며 "여론의 눈치를 봐야 하니 국정에서도 운신의 폭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6∼8일 전국 18세 이상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12일 공표,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p), 응답률 2.8%,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2.2%p 내린 35.2%로 집계됐다. 집권 초기 60%를 상회하는 지지율을 기록하며 고강도 개혁 정책을 어려움 없이 폈던 상황과는 차이가 크다.
최근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는 대법관 재제청 문제를 둘러싼 조희대 대법원장과의 마찰과 이에 따른 사법부 독립 침해 논란,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문제, 인사 난맥상 등이 거론된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몰아치고 있는 '고강도 외풍'은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정부·여당을 더욱 곤욕스럽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과거부터 진보 정부를 괴롭혀 온 북한 도발 문제를 둘러싼 여론 악화가 심상치 않다. 정부·여당은 지난달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북한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지만, 대북 확성기 재개와 대북 전단 살포 등 강경책까지 꺼내 들진 않고 있다. 이에 보수 진영에선 '친북 정권'(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날 리얼미터는 국정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DMZ 지뢰 폭발에 따른 여야 안보 공방"을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등 서방국과의 관계에서 이상신호가 감지되는 것도 정부·여당의 큰 고민거리다. 최근 미국이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의 비자 발급을 지연하고, 국가정보원의 활동에 불신을 나타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미동맹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관련해 산업통상부는 지난 9일 설명자료를 내고 "대미 전략투자 협상 과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김정관 산업부 장관에게 국정원 관련 불신을 전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님을 명확히 밝힌다"고 일축했으나, 국민의힘에선 "한미동맹이 오해 수준을 넘어 파탄으로 가고 있다"(장동혁 대표)면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이종석 국정원장의 경질을 촉구했다.
'북한군 포로 한국 송환 비공개 합의'를 깬 우크라이나와의 관계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사과를 거부하자, 외교부는 박기창 주우크라이나대사를 본국 소환하는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서도 나경원 의원은 "자유 우방국이 피 흘리는 전선에서 대한민국 혼자 은인에게 채찍을 휘두르며 러시아와 북한을 이롭게 하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정부가 친북 노선을 걷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민주당은 야권의 이같은 공세에 대해 총력 방어에 나섰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지뢰 도발과 우크라이나와의 외교 갈등을 매개로 대(對)정부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국민의힘에 "외교·안보에는 여야가 없다. 야당도 정치 공세의 국익 기준선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안보를 위협하고 한미동맹을 분열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가 지뢰 도발을 벌인 북한에 대한 강경 조치에는 나서지 않으면서, 전통적 우방국들과는 마찰을 빚는 모습은 이재명 정부가 줄곧 중시해 온 외연 확장에는 분명한 악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정치권 인사는 통화에서 "노선, 외교는 중도층이 꽤나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제"라며 "이번에 불거진 외교 문제에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국정동력 소실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xo956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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