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정부도 北에 '적' 표현…주적 강요 무의미"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7일 북한의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뢰 매설을 '도발'이라고 규정하면서도, 대응 차원으로 대북방송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신중론을 폈다. 아시안게임 이후 논란이 된 예술·체육 요원 병역특례에 대해선 "점진적으로 축소해 궁극적으로는 폐지하는 것이 우리 국방부의 목표"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지뢰 매설이 "도발이라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북한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 매설한 지뢰가 폭발하면서 국군 장병 3명이 부상을 입은 데 대해 정부가 대북방송 재개 등 강경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의 선례를 봤을 때 북한이 우리에게 위협적인 행위를 했을 때, 우리가 북한 정권에 심대한 피해를 주는 대응은 대북 경고 방송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최근 대북 경고 방송을 했을 때의 효과도 저희가 유엔사와 같이 평가도 했다. 저희도 지금 (방송 재개를)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방송 재개가) 적들에게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면 제가 썼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015년 북한의 서부전선 목함지뢰 도발 당시 우리 군은 대응 차원에서 전방 지역에서 대형 확성기를 통한 대북 방송을 전개했다. 이후 윤석열 정부가 2023년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도발에 대북방송으로 맞대응하기도 했다.

이날 국방위 국정감사에선 안규백 전 국방부 장관이 재임 당시 북한의 서부전선 DMZ 지뢰 매설을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보고 받았음에도 적극적으로 조치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안규백 장관은 중동 국외출장 중이었는데, 안 장관이 해외출장에서 복귀한 후 합참 정보부장은 장관 일일 정보보고를 통해 안 장관에게 MDL 이남 북한 지뢰 매설 추정과 향후 추가적인 MDL 침범 가능성에 대해 상세히 보고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합참 정보본부로부터 보고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9월 23일 한미 연합수집자산(위성)을 통해 지난달 북한 지뢰가 폭발한 지역 일대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지뢰 매설로 추정되는 지역을 식별했다.
유 의원은 강신철 국방부 장관에게 "장관은 만약 이런 보고를 받았으면 어떻게 했겠느냐"고 물었고, 강 장관은 "필요한 지침을 내리고, (자세한 상황을) 확인하고 (대응을) 추진했을 것"이라면서도 "(안규백 장관 재임) 당시에도 지침과 상황 조치 추진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아시안게임에서 일부 대표팀 선수들의 '실언'으로 신성한 국방의 의무가 희화화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공감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우승 직후 보인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에 대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폄하하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앞서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주장인 이기혁(강원)은 지난 3일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제압하고 금메달을 딴 뒤 방송 인터뷰를 통해 "군대 안 간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또 박승수(뉴캐슬)는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역모를 쓴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양민혁도(베스테를로) 경기 후 "메달이나 트로피는 정말 중요하지 않았다"며 병역 혜택을 가장 큰 보상으로 언급하면서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선수들은 SNS 등을 통해 공개 사과했다.
강 장관은 예체능 병역특례제도에 대해 "점진적으로 축소해 궁극적으로는 폐지하는 것이 우리 국방부의 목표"라고 했다. 병무청은 현행 체육·예술 분야 인정 대회를 엄격히 줄이는 방안 등이 담긴 예술·체육요원 제도 개선 정책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다. 연구용역 결과는 내달 중순께 도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북한에 대한 '주적' 표현 사용과 관련, "적을 주적이라고 한다고 대적관이 더 뛰어나다는 생각을 버리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박근혜·이명박 정부도 마찬가지로 전부 다 (북한을) 적이라고 그랬다"며 "그런데 왜 (정권이) 바뀌기만 하면 '너는 왜 (북한을) 주적이라고 못 하냐'고 이야기를 하는 게 지금의 모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적을 주적이라고 그랬다고 대적관이 뛰어난 사람이고, 그냥 적이라고 했다고 대적관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xo956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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