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우는 한동훈' 통했지만…보수 선두권에도 '확장성' 시험대
  • 김수민, 김시형 기자
  • 입력: 2026.10.07 00:00 / 수정: 2026.10.07 00:00
韓, 하루 평균 21건 '페북 정치'
대여 공세로 존재감 키웠지만
중도 확장·정책 비전은 과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페이스북을 주요 소통 창구로 삼아 연일 정부·여당을 겨냥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페이스북을 주요 소통 창구로 삼아 연일 정부·여당을 겨냥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김시형 기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대여 메시지를 이어가며 정치적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최근 보수 진영 차기 대권주자 조사에서도 선두권을 기록하면서 한 의원의 이른바 '전투형 정치'를 둘러싼 평가도 엇갈린다. 대여 투쟁력을 강점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대권주자로 외연을 넓히려면 정책과 비전,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의원의 최근 정치 행보에서 페이스북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짧고 강한 글을 잇달아 올리고, 여권의 반박에 곧바로 재반박하는 방식으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다음 날인 9월 20일부터 이날까지 한 의원이 일정 공지와 지역구 활동 등을 제외하고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은 약 354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1건꼴이다. 김 전 후보자 낙마로 검증 국면이 일단락된 뒤에도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를 겨냥한 메시지를 꾸준히 내놓았다.

정치권에서는 페이스북이 현재 무소속인 한 의원에게 당 조직의 공백을 보완하는 정치적 수단이 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 지도부나 공식 조직의 지원 없이도 현안에 대한 입장을 직접 알리고, 상대의 대응에도 실시간으로 맞서며 이슈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 차례 입장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 자료와 언론 보도, 정치권 반응을 잇달아 공유하면서 쟁점을 확산시키는 것도 한 의원식 SNS 정치의 특징으로 꼽힌다. 김 전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도 한 의원은 이런 방식으로 야권의 공세를 주도했고, 김 전 후보자는 지난달 19일 자진 사퇴했다.

활발한 대여 행보와 맞물려 한 의원은 최근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꽃이 5일 공개한 범야권 차기 대통령감 선호도 ARS 조사에서 한 의원은 18.7%를 기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각각 12.3%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한 의원 34.3%, 오 시장 20.8%, 장 대표 20.6%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2~3일 전국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선명한 대여 투쟁이 지지층의 호응을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와 함께, 향후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선 보다 폭넓은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사진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선명한 대여 투쟁이 지지층의 호응을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와 함께, 향후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선 보다 폭넓은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사진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범야권 주자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뿐 아니라 전체 후보군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한 의원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뉴시스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전국 성인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 의원은 18.1%,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5.2%를 기록했다. 두 사람의 격차는 오차범위 안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한 의원이 32.6%로 장 대표(25.2%), 오 시장(17.0%)보다 높은 응답을 얻었다.

당 지도부 인사는 "총선 패배부터 대통령 탄핵 과정에 대한 책임론, 당원게시판 사건 등 극복할 것들이 산적한 만큼 당내에서 다시 검증받을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당내 비토론을 움직일 만큼 유의미한지는 아직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지율 추세로만 봐서는 일정 부분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 의원의 '페북 정치'를 두고 야권에서는 단기적 성과에 그쳐 장기적으로는 이미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권주자에게는 대여 투쟁력뿐 아니라 경제·외교·안보·복지 등 국정 전반에 대한 구상과 정책 역량, 중도층까지 아우르는 확장성이 함께 요구된다는 것이다. 현안마다 전면에 나서 여권과 맞붙는 방식이 지지층에 선명성을 보여주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격수' 이미지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야권 한 의원은 "'싸움닭' 면모만 보여줘서는 리더가 될 수 없다는 말도 있지만, 한 의원으로서는 가장 시급한 과제가 복당을 위한 강성 보수의 마음을 얻는 것인 만큼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며 "장기적인 이미지를 일부 희생하더라도 단기전에 집중하는 모습이라 여론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친한동훈)계 사이에서도 현재 전략의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향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친한계 인사는 김 전 후보자 검증 당시 한 의원의 대응에 대해 "메시지가 너무 많았고 표현도 거칠었다"면서도 "결과적으로는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보수에는 한 의원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며 "이제는 지도자의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지금의 방식이나 거친 표현을 계속 가져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여론조사꽃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2.0%다. 에이스리서치 조사의 표본오차도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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