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 없는 민주·혁신…진보연대 성사도 '요원'

[더팩트ㅣ국회=이태훈·서다빈 기자] 조국혁신당을 향한 여타 진보 정당들의 물음표가 커지는 분위기다. 혁신당이 진보 진영 연대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도, 자신들은 더불어민주당과의 역학관계만 고려한 행보에 치중하면서다. 혁신당의 이같은 행보에 민주당이 사실상 무대응하면서, 범여권의 완전한 밀착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혁신당은 민주당이 진보 연대 논의를 위해 마련한 첫 회동에 진보 성향 정당 중 유일하게 불참한다. 임명희 혁신당 대변인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원탁회의를 복원하는 형식이 아니라면 회동에 불참한다는 당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대통합추진단 진보연대분과 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은 지난달 28일 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민주당 티비'에 출연해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과 진보 연대를 위한 첫 연석회의를 조만간 개최한다고 알리면서 "혁신당에도 참여 제안을 했지만, 혁신당이 거부했다"고 밝혔다.

최근 혁신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민주당과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였던 과거를 무색하게 하는 행보에 나서고 있다.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을 비롯한 검찰개혁 후속 조치, 부동산 세제 개편안 등 민주당과 입장이 다른 사안에 대해선 적극적인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행 20석인 국회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문제와 관련해서도 혁신당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띄운 '15석 완화론'에 대해 "10석 완화"를 고집하며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혁신당이 민주당과의 마찰면을 늘려가는 배경에는 혁신당이 직면한 정치적 상황이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혁신당의 정치적 위상은 22대 총선 직후에 비해 크게 꺾인 상황이다. 여기에 여지가 남아 있는 민주당과의 '합당 시나리오'를 고려할 때, 무조건 협조하는 모습보단 '껄끄러운 이웃'이 되는 게 향후 있을 민주당과의 여러 협상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과의 정치적 역학관계만을 고려한 혁신당의 최근 행보는 다른 진보 성향 군소정당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혁신당이 '진보 연대 강화'의 필요성을 앞장서 외치고 있지만, 실상은 자신들의 정치적 존재감 확대만을 위한 구호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구심은 이미 군소정당 내부에서 피어오르고 있다.

한 진보 성향 군소정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혁신당도 지난 선거를 통해 '혁신당 이름으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인지했을 것"이라며 "지금 민주당을 향한 혁신당의 투쟁은 최대한 자신들의 몸값을 끌어 올려서 합당 시 '지분'을 보장 받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짚었다. 또 다른 군소정당 관계자도 통화에서 "진보 연대와 정치 개혁을 위해선 기회가 될 때 서로 만나는 게 중요한데, 혁신당이 진보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번 연석회의에) 불참하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같은 혁신당의 '마이웨이' 행보에 민주당이 사실상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진보 진영 연대 성사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민주당이 혁신당의 불참에도 연석회의를 강행하는 것은 '혁신당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지 표현이라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와 만나 "(혁신당이) 민주당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는데, 우리가 강하게 끌어당길 필요도, 일부러 밀어낼 필요도 없다"며 "지금은 그냥 '알았다'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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