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TF 출범에 당내 피로감…강한 메시지·정무 판단 능력 우려도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취임 한 달을 맞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당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가운데 내부 쓴소리까지 잇따르면서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김 대표 취임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30%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38.7%, 국민의힘은 39.4%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민주당은 1.5%포인트(p)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0.9%p 상승했다. 양당 격차는 0.7%p로 오차범위 안이다.
김 대표 취임 이후 민주당 지지율은 40%대 초반에서 출발해 등락을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조사 결과도 두 차례 나왔다. 김 대표가 취임 직후 당내 통합을 추진하고 각종 태스크포스(TF)와 위원회를 띄우며 의욕적으로 현안 대응에 나서는 등 굵직한 의제를 잇달아 꺼내 들었지만 아직 지지율 반등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당내에서도 김 대표의 리더십과 메시지 전략을 향한 공개적인 고언이 나오기 시작했다. 국회의장을 지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대표를 직접 거론하며 "당대표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듣고, 이견을 조정하며, 당을 하나로 이끄는 자리"라며 "당이 국민 앞에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최근 유시민 작가 등을 둘러싸고 범여권 내에서 이어진 공방을 두고도 "국민은 당장 물가와 집값, 일자리와 노후를 걱정하고 있다. AI 대전환에 대비해 경제와 산업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고,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외교와 안보의 해법도 찾아야 한다"며 "이렇게 할 일이 산더미인데, 범여권이 서로의 자존심을 건 말싸움만 벌여서야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도 김 대표의 메시지 방식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임 의원은 같은 날 BBS 라디오 '정혜승의 아침저널'에서 김 대표에 대해 "말을 좀 줄이고 말의 수위를 조금 더 조절할 필요는 있다"며 "최전방 공격수의 역할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김 대표가 지난 8월 17일 이후 한 달이 조금 넘었는데 뭔가 일을 하려고 하는 의지는 굉장히 많은 것 같다"면서도 "일을 하는 것과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좀 다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이 말을 너무 세게 하는 것으로 자신의 선명성을 드러내거나 의지를 말로만 표현하려고 하면 사실 오래가지 않는다"며 "민심은 금방 그것을 알아챈다는 얘기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김 대표 취임 이후 잇달아 출범한 각종 TF와 위원회를 두고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당내 통합부터 정치개혁, 민생·경제, 인공지능(AI), 외교·안보에 이르기까지 여러 현안을 다루는 조직을 잇달아 신설하며 당의 대응 범위를 넓혀왔다. 다만 동시에 여러 의제를 꺼내 들면서 각각의 성과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일을 계속 벌이기보다는 민생 등 국민이 체감하는 현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TF나 위원회를 많이 만드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결국 무엇을 바꿨는지 보여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대표의 정무적 판단과 메시지 전략을 두고 보다 날 선 반응도 나온다. 당초 김 대표에게 기대됐던 '안정적 리더십'과 최근 행보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정무적 감각에 의문이 드는 장면들이 반복되고 있다"며 "김 대표에게 기대했던 것은 전임 지도부와는 다른 방식으로 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은 강한 발언이나 새로운 TF를 계속 내놓는 것이 유권자 입장에서는 '그래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냐'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강한 메시지를 내는 것 역시 자칫 보여 주기 식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취임한 지 한 달여에 불과한 만큼 현재의 지지율이나 일부 논란만으로 김 대표의 리더십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당의 체질을 바꾸고 그동안 손대지 못했던 현안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진통이라는 시각이다. 결국 김 대표로서는 자신이 띄운 여러 의제를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하고, 당 안팎의 우려를 불식하는 것이 향후 리더십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전임 지도부에서 미처 손대지 못했던 부분을 정비하고 당의 체계를 새로 잡아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취임한 지 이제 한 달을 조금 넘긴 상황에서 개별 현안이나 지지율만으로 리더십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전남광주에 지역구를 둔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은 전임 지도부가 손 놓고 있던 부분들을 하나씩 바로잡고 개혁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당장은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지만, 지금 띄운 TF나 위원회에서 결과물이 나오고 성과가 쌓이면 분명히 상황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정당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3.5%였다.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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