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국민 속였다' 유시민과 법정까지?…민주당 내부선 '신중론'
  • 정채영 기자
  • 입력: 2026.09.29 00:00 / 수정: 2026.09.29 00:00
김민석 "절제해야 문제 풀 수 있어"
법적 대응엔 "유시민 영향력 키울 수도"
지지율 하락 속 내부 갈등 확산에 부담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개혁 구상을 두고 비판을 이어가면서 여권 내부에서는 불필요한 논쟁 확산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유 작가. /이새롬 기자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개혁 구상을 두고 비판을 이어가면서 여권 내부에서는 불필요한 논쟁 확산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유 작가.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유시민 작가의 비판을 두고 여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유 작가의 발언을 두고 '과유불급'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청와대가 검토 중인 법적 대응까지 나서는 것을 두고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치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8일 여권 내에서는 유 작가의 발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요구와 불필요하게 논란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강경 대응보다는 절제가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날 민주당 유튜브 '민티 07'에 출연해 유 작가의 발언 등에 즉각 대응해야 한다는 당원들의 요구에 대해 "사안에 따라 저희가 다 진행하고 있다"며 "상대가 한다고 꼭 (우리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절제해야 문제를 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작가는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이 대통령이 밝힌 검찰개혁의 당초 구상을 문제 삼으며 "국민을 속였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애초 자신이 생각했던 검찰개혁의 최대치는 검사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주지 않고 법무부 안에서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을 분리하는 것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를 두고, 그동안 알려진 검찰개혁 구상과 다르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현재 추진되는 개혁안이 수사기관을 행정안전부 산하에 두고 검사의 직접 수사권도 없애는 만큼 당초 자신의 구상보다 더 나아간 개혁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유 작가는 자신이 알고 있던 검찰개혁은 검찰에서 수사권을 떼어내 기소만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었다며, 이 대통령의 설명이 그동안 알려진 내용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사와 기소, 검찰개혁이라는 말은 같이 썼으나 내용이 달랐던 것"이라며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이나 청와대 차원의 대응은 아니지만 실제 고발도 이뤄졌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이날 유 작가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유시민 작가의 발언에 즉각 대응해야 한다는 요구에 절제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 /배정한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유시민 작가의 발언에 즉각 대응해야 한다는 요구에 절제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 /배정한 기자

민주당은 유 작가의 발언 내용 자체에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법적 대응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게 된 취지나 의도 자체는 이해한다.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면서도 "한 발 떨어져서 보면 굳이 법적 대응까지 해서 논란을 더 키울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5일 유 작가에 대한 청와대의 법적 대응 검토와 관련해 "있는 그대로 소상히 알려드리고 앞으로 검찰개혁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면 법정 공방까지 가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채현일 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생산적인 비판은 좋지만 소모적인 내부 논쟁은 멈춰야 한다"며 "내부 갈등이 개혁 동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작가와 민주당의 신경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 작가는 지난 6월 이른바 '재건축론'을 꺼내 들며 이 대통령의 외연 확장 기조를 비판했다. 그는 당시 유튜브 채널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다"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했다. 당시에도 일부 의원들이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층을 갈라치기 하는 발언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등 당내 논쟁으로 번졌다.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 같은 내부 논쟁이 다시 확산하는 것은 당으로서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전주보다 1.5%p 하락한 38.7%로, 0.9%p 오른 국민의힘(39.4%)에 오차범위 내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은 20대에서 7.0%p, 30대에서 5.1%p, 40대에서 6.5%p 하락했고 중도층에서도 3.7%p 떨어졌다.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유 작가 논쟁은 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지지율이 좋은 상황이 아닌데 이런 문제로 계속 내부에서 싸우는 모습이 비치는 것이 당에 도움이 될 리는 없다. 법적 대응까지 나서면 이를 다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쪽도 있을 것이고, 일반 국민들에게는 결국 여권 내부에서 또 싸운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유 작가의 발언이나 이번 논란 하나가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기사에 포함된 여론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3.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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