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정당의 추석 <하>] 돈·사람·조직이 만드는 '존재감'
  • 김수민 기자
  • 입력: 2026.09.25 07:00 / 수정: 2026.09.25 07:00
의석·득표율에 따라 달라지는 재정
"돈도 돈이지만 인력도 문제"
전문가 "지역 기반·자생력도 키워야"
재정뿐 아니라 조직력에서도 소수 정당과 거대정당 간 격차가 확인된다. 사진은 23일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사거리인근에 걸려있는 현수막의 모습. /김수민 기자
재정뿐 아니라 조직력에서도 소수 정당과 거대정당 간 격차가 확인된다. 사진은 23일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사거리인근에 걸려있는 현수막의 모습. /김수민 기자

추석은 정치권이 시장과 역, 거리에서 유권자와 접점을 넓히는 시기다. 소수정당도 같은 방식으로 명절 민심을 두드리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재정과 인력, 지역조직의 규모에는 차이가 있다. <더팩트>는 소수정당의 명절 정치 현장과 그 배경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소수정당과 거대정당의 차이는 재정뿐 아니라 조직 규모에서도 나타난다. 지방의원과 상근 당직자, 지역조직의 차이가 지역 활동의 범위와 유권자 접촉 기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게 소수정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당의 조직과 활동을 뒷받침하는 주요 재원 중 하나는 국고보조금이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경상·선거보조금 총액의 50%를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 우선 균등 배분하도록 한다. 비교섭단체에도 의석수와 득표율 등 일정 요건에 따라 일부를 지급하고, 남은 금액은 의석수와 국회의원 선거 득표율 등을 기준으로 나눈다.

소수정당 입장에서는 의석과 득표율의 차이가 재정 규모에 반영되고, 다시 조직과 인력을 유지할 여력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장에서는 이 같은 차이가 인력 문제로 나타난다. 개혁신당의 한 관계자는 지역위원회가 현수막을 게시하거나 지역사무소를 운영하려면 비용 집행과 증빙 등 회계 업무가 뒤따르지만 이를 담당할 시·도당 인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더팩트>에 "돈도 돈이지만 그걸 처리할 인력도 문제"라고 말했다. 진보당은 일부 지역에서 일반 당원들이 지역 활동을 나눠 맡고, 기본소득당은 당원들이 직접 현수막을 설치해 비용 부담을 줄이고 있다. 소수정당의 명절 활동 방식이 다른 배경에도 재정과 인력, 지역조직의 차이가 자리하고 있다.

다만 소수 정당이 겪는 재정·조직의 한계를 제도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 사진은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에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김수민 기자
다만 소수 정당이 겪는 재정·조직의 한계를 제도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 사진은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에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김수민 기자

다만 이 같은 격차를 제도적 불리함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은 의석과 낮은 득표율이 작은 재정과 조직으로 이어지는 측면이 있는 반면, 작은 조직이 다시 유권자를 만날 기회를 줄여 지지 기반 확대를 어렵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수정당의 재정·조직 문제는 제도와 정당의 경쟁력이 맞물린 사안이다. 의석과 득표율이 자원 배분에 반영되는 한편 교섭단체에 보조금을 우선 배분하는 구조도 있다. 제도적 조건과 정당이 스스로 지지 기반을 넓히는 문제를 함께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행 국고보조금 배분 방식이 주요 정당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의석수와 득표율 역시 유권자의 선택을 반영하는 기준이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현재 국고보조금의 배분 방식이 주요 정당에 유리하게 돼 있는 건 맞다"면서도 "국회의원 의석이나 정당 득표율에 따라 배분되기 때문에 국민의 의사를 반영한 제도"라고 말했다.

그는 정당이 당비 등을 바탕으로 자생력을 갖출 필요성도 언급했다. 소수정당 역시 당원과 유권자의 지지를 넓혀 재정과 조직의 기반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유성진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교수는 소수정당의 낮은 지지와 부족한 자원 가운데 어느 것이 먼저인지를 두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라고 표현했다.

유 교수는 "유권자들이 지지한 것에 따라서 배분된다는 것은 맞고도 틀린 말"이라며 현행 국고보조금 구조에서 교섭단체가 갖는 "일종의 프리미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기울어진 운동장인 건 맞는데 그것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거대정당처럼 전국 단위 활동을 모두 소화하기보다 특정 지역에 거점을 만들고 지지 기반을 넓힌 뒤 중앙정치로 활동 범위를 확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과거 진보정당이 울산 등 특정 지역에서 기반을 다졌던 사례도 들었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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